‘시니어벤져스’(시니어+어벤져스) 나문희의 연기를 보며 나이든 어머님의 고독을 헤아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연기를 향한 그녀의 열정은 아직도 뜨겁기만 하다.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는 노인들을 ‘꼰대’로 취급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젊은 사람들만큼 바쁘고 여전히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사실을 잔잔하게 그린 작품이다.
나문희는 병들고 나약한 친정 엄마를 부양하며, 세 딸과 남편까지 뒷바라지 하는 고달픈 엄마 문정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는 중이다. 가족 구성원 중에서 가장 소외감을 느낀다는 엄마의 외로움을 헤아려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3일 방송된 ‘디어 마이 프렌즈’ 7회에서 문정아(나문희 분)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이혼한 딸을 떠나보내는 모습이 그려져 눈물샘을 자극했다.
정아는 절친한 조희자(김혜자 분)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바닷가에 놀라갔다가 어머니의 임종을 맞이했다. 오직 자식들을 위해 뒷바라지한 어머니의 죽음을 두고서 비로소 후회와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자기주장 한 번 내세우지 않았던 정아가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는 모습이 슬픈 감정을 배가시켰다. 나문희의 가슴 뭉클한 연기가 정아의 심경을 느낄 수 있게 만든 것. 대사와 표정 연기를 통해 정아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렸다.
그런 가운데 남편 김석균(신구 분)은 가정폭력을 해온 사위에게서 위자료 5억 원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변호사 친구인 이성재(주현 분) 덕분인데 두 사람은 사위가 폭력을 인정하고 협박한 목소리가 담긴 녹음파일을 증거로 딸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일흔을 넘긴 명배우가 여전히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서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디어 마이 프렌즈’를 보는 즐거움이다. 나문희를 비롯해 신구 김혜자 고두심 박원숙 윤여정 김영옥 주현 등 노장들이 연륜 깊은 명연기로 늘 감동을 준다.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도 당연히 그들의 몫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디어 마이 프렌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