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 송혜교 주연 드라마 KBS 2TV '태양의 후예'는 무려 38.8%(전국기준, 닐슨코리아, 이하 동일)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얻으며 국내외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비록 후반부에는 다소 개연성 없는 전개와 PPL 폭탄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 무엇도 범접할 수 없는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 기록은 꽤 오랫동안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동시간대 방송됐던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과 SBS '돌아와요 아저씨'는 작품성이 좋다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3%라는 충격적인 시청률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이야 '태양의 후예' 종영 이후 수목극 1위를 차지하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두긴 했지만 같은 시기에 끝이 난 '돌아와요 아저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불운을 겪어야 했다. 드라마적인 완성도나 애청자들에게 전한 감동, 재미가 컸다 보니 만약 다른 시간대에 편성이 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돌아와요 아저씨'처럼 경쟁작 때문에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웰메이드 드라마를 꼽아봤다.
■ 부활
비운의 드라마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회자되는 드라마는 바로 2005년 방송됐던 KBS 2TV '부활'이다. 당시 '부활'의 경쟁작은 MBC '내 이름은 김삼순'이었다. 대한민국이 '삼순이' 열풍에 휩싸인 가운데 '부활'은 탄탄한 스토리와 엄태웅의 1인 2역으로 마니아 층에게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 경쟁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종영 이후 방송된 '부활' 마지막회는 무려 22.9%의 시청률을 얻기도 했다. 그 정도로 '부활'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웰메이드 드라마로 회자되고 있다.
■ 경성스캔들
2007년 방송된 KBS 2TV '경성스캔들'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퓨전 시대극으로, 강지환과 한지민의 통통 튀는 연기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가슴 아파할 전개로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그리 좋지 못했다. 경쟁작이 박신양 주연의 SBS 드라마 '쩐의 전쟁'이었기 때문. 당시 '쩐의 전쟁'은 마지막회에서 무려 36.6%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경성 스캔들'은 '먼저 가신 분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이 땅에서 마음껏 연애하고 행복하십시오'라는 가슴 시린 대사를 남기며 여전히 명품 드라마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 메리 대구 공방전
MBC '메리 대구 공방전' 역시 '경성스캔들'과 마찬가지로 '쩐의 전쟁'과 맞붙어 아쉬움을 남겼던 작품이다. 이하나와 지현우가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인생은 짧아요. 즐겁게 살아야 합니다. 짧디 짧은 시간 인상 쓰면서 헤매는 건 너무 아깝죠. 인생은 길어요. 재미나게 살아야 합니다'를 기본 모토로, 당시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로 매력을 더했다. 코믹함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청춘들에게 전하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는 뭉클함 그 자체였는데 이 때문에 공감과 위로를 받았다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10.2%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4%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씁쓸하게 종영됐다.
■ 미남이시네요
2009년 한류붐을 일으킨 드라마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SBS '미남이시네요'를 꼽을 수 있다. 장근석 박신혜가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10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성장 과정과 이들을 둘러싼 사랑과 갈등을 담고 있는데, 박신혜가 남장 여자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비록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아이리스'가 무려 30%가 넘는 시청률로 승승장구했긴 하지만, 화제성만 놓고 봤을 때 '미남이시네요'의 체감 시청률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씨엔블루 정용화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드라마는 특히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 덕분에 출연배우들은 한류 스타로 우뚝 설 수 있었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