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옥녀(진세연 분)와 윤태원(고수 분)이다. 하지만 기대감도 잠시, 지지부진한 극의 전개는 통쾌한 복수전 대신 물없이 고구마를 먹은 듯한 답답함만 선사했다.
4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연출 이병훈 최정규, 극본 최완규)에서는 문정왕후(김미숙 분)의 미움을 산 윤원형(정준호 분)이 관직을 박탈당하고 감옥살이를 하는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문정왕후는 이날 윤원형의 관직을 파면하고 감옥에 가두라고 지시했다.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윤원형은 하루아침에 옥살이하는 신세로 전락했고 그의 아내 정난정(박주미 분)은 하루아침에 닥친 위기에서 빠져나가고자 고군분투 했다.
윤원형의 감옥행은 그동안 복수할 기회를 잡고자 했던 옥녀와 윤태원에게 절호의 기회로 작용했다. 옥녀와 윤태원은 은밀하게 계획을 세웠고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정난정과 거래하는 대행수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난정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문정왕후의 마음을 다시 돌리고자 민동주(김윤경 분)를 지시해 문정왕후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를 찾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남편을 감옥에서 빼내기위한 검은 음모를 잔뜩 세웠다.
좋은 기회였지만, 윤태원과 옥녀는 이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계획엔 차질이 생겼다. 이명우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 이를 알아차린 옥녀는 "이명우 대행수는 자살한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죽인 것"이라고 전옥서 주부에게 귀띔했다.
이날 '옥중화'는 윤원형의 감옥살이 에피소드와 옥녀의 내적인 고민 등을 과도하게 강조한 면면이 도드라졌다. 정작 '복수'에 포커스를 맞추지 못한 모양새. 초반 리드미컬한 전개를 보였던 드라마의 내용이 지루하게 늘어지고 있는 것.
이는 곧 총 50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 '옥중화'에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했던 이유다. 호흡이 긴 사극의 전형적 단점이기도 하다. 반복되는 설정과 지지부진한 극 전개가 눈에 띄게 도드라지기 시작한 것. 때문에 통쾌한 복수전을 기대했던 시청자에겐 다소 답답한 전개로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50부작 중 이제 11회가 방송된 '옥중화'. 드라마 회차에 맞추기 위한 늘어지는 설정은 결국 지친 시청자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극의 완성도보다 회차에 무게를 둔 '옥중화'가 끝까지 현재의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jy0401@osen.co.kr
[사진] MBC '옥중화'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