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인데 느낌이 좋다. 가장 인기가 많은 장기 프로젝트 중 하나인 가요제와 비견할 만 했다. 여섯 명의 웹툰 작가들은 톱스타들은 아니었지만, 지금까지 '무한도전'이 만났던 어떤 부류의 사람들과 또 다른 개성을 갖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어떤 것에 도전해도 1등을 도맡아 하던 유재석이 '겉절이'가 되고, 막내 황광희가 기대주가 됐다. 재밌는 현상이다.
4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릴레이 툰 특집이 펼쳐졌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유명 웹툰 작가들과 짝을 이뤄 6주간 릴레이 웹툰을 그리는 프로젝트였다. 개그맨 양세형이 객원 멤버로 함께 했다.
첫 시간인 이날은 웹툰 작가들과 멤버들의 첫 만남이 이뤄졌다. 앞서 돌아가며 각자의 초상화를 그려 본 멤버들은 의외의 그림 실력을 뽐냈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 각자 다른 점이 돋보였다. 멤버들이 가장 주목했던 멤버는 묘사실력이 좋은 황광희와 만화 같은 그림체를 보여준 하하였다.
이어 작가들이 등장하고, '무한도전' 멤버들이 처음 겪는 일들이 벌어졌다. 다들 조용해 보이기만 했던 웹툰 작가들은 각자 다른 개성으로 웃음을 줬다. 돋보였던 것은 뛰어난 관찰력.
'미생'과 '내부자들'을 그린 윤태호 작가, '신과함께' 주호민 작가, '조선왕조실톡'의 무적핑크, '이말년 씨리즈' 이말년, '패션왕' 기안84, '선천적 얼간이들' 가스파드 작가까지 총 여섯 명이 함께 한 가운데 작가들은 뛰어난 관찰력으로 멤버들의 숨어있는 성향을 파악해 웃음을 줬다.
예컨대 가스파드 작가는 멤버들 한 명, 한 명에 어울리는 동물을 찾아내 감탄을 끌어냈다. 정준하를 구조견 세컨드 버나드에, 양세형을 형광색 털 원숭이, 하하를 스핑크스 고양이, 유재석은 볼락, 박명수는 늙은 투계, 광희는 미어캣에 비유한 그의 말은 멤버들의 큰 공감을 샀다. 그는 선배인 윤태호 작가를 "호랑이인데 공격성이 전혀 없는 호랑이"라고도 표현해 좌중을 폭소케했다.
작가들의 관찰력은 이제 시작이었다. 이들은 익명으로 공개된 멤버들이 그린 그림을 보고, 누가 누구인지를 알아낼만큼 뛰어난 관찰력과 직관을 갖고 있었다. 유재석의 그림을 보고는 "성격이 편안한 분은 아니다"라며 유재석이라고 콕 집어 그림의 주인을 알아낸다거나, 박명수의 그림을 보고는 "좋아하는 사람은 공을 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대충한다"고 성향을 파악해 내거나 정준하의 그림을 보고 "면적에 비해 그림을 작게 그렸다. 기본적으로 작은 마음의 소유자"라고 평하는 식이었다.
이처럼 특별한 웹툰 작가들과의 협업은 첫날임에도 불구, 남다른 재미가 있었다. 이는 벌써부터 이들이 만들어낼 결과물에 큰 기대감을 주기도. 시작이 좋은 이번 컬래버레이션이 과연 가요제처럼 흥미롭고 파급력이 큰 프로젝트로 번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