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어떻게 청소년관람불가라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었을까.
'아가씨'는 지난 4일 하루 동안 약 48만 명(영진위 기준)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135만을 넘어섰다. '아가씨'가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관객 동원 수치다.
앞서 영화 '내부자들'이 청소년관람불가등급에도 900만을 넘어서는 관객 동원력을 과시한 바, 하지만 '아가씨'는 '내부자들'보다는 훨씬 더 강한 장면들이 여럿 들어있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아가씨'는 매우 빠른 속도로 흥행 순항 중에 있다.
이처럼 '아가씨'가 청소년관람불가라는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데에는 우선 '박찬욱'이라는 이름 석 자 덕분으로 풀이된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을 통해 명실공히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 그런 그가 지난 2009년 개봉한 '박쥐' 이후 순수 국내 영화를 만든 것은 이번 '아가씨'가 약 7년 만이다.
오랜만에 관객들 품으로 돌아온 박찬욱이기에 "박찬욱 영화라면 봐야 한다"는 '머스트-씨(MUST-SEE)' 분위기가 관객들 사이에 돌기 시작한 것.
영화 관람 이후 박찬욱 다운 영화의 퀄리티가 '머스트-씨' 분위기에 찬물을 붓지 않은 것도 '아가씨'의 폭풍 흥행을 가능케 했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박찬욱 감독만이 선사할 수 있는 아름다운 영상미에 찬사, 만족감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영화의 퀄리티가 떨어졌다면 '아가씨'의 흥행 속도는 점차 줄어들었을 것. 그러나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심어주며 지금의 성적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폐막한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등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점도 '아가씨'에 대한 영화 팬들의 관심을 높이는데에 한 몫했다.
배우들의 화려한 캐스팅도 영화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 김민희, 하정우, 조진웅은 물론이거니와 뉴페이스 김태리까지 배우들의 면면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끌게 하는 역할을 해낸 것으로 보인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