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사’ 김수현의 실사판이다. ‘1박2일’의 막내 연출자 주종현 PD가 어리바리한 연출로 멤버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확실히 서툰 모습이었지만, 이 장면들 자체가 큰 웃음을 빵빵 터뜨렸다. 데프콘과 차태현 특유의 예능감이 힘을 보냈다.
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멤버들이 전남목포 섬 크루즈 여행을 떠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데프콘과 차태현은 율도에 낙오돼 하루를 보내게 됐다. 막내 연출자인 주종현 PD와 스태프 14명이 잔류하게 됐고, 주종현 PD는 생애 첫 단독 연출을 맡게 됐다.
그런데 그 모습이 영 어설펐다. 운명공동체를 결성, 두 멤버와 스태프들이 다 함께 동네 마실을 다녀오고 이후 해가 질 무렵 저녁식사 복불복을 하자는 것. 모든 행동을 다 함께 해야한다는 말에 차태현과 데프콘은 불만을 토로했다. 방송 경력이 꽤 되는 차태현은 “스태프들이 앵글에 다 잡히면 촬영은 누가 하느냐”며 답답해하기도. 결국 마실을 떠난 장면은 멀리서 풀샷으로 한 컷이 잡혔고, 방송에는 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결국에는 웃음 포인트들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막내 PD와 차태현, 데프콘은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흥미로운 요소들을 만들어낸 것. 특히 저녁 볼불복을 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미션은 간단했다. 두 사람과 작가가 함께 제치를 차 20개를 넘기면 되는 것. 이 간단한 볼불복을 진행하는데 막내 PD의 어설픈 모습이 의외의 재미들을 만들어냈다.
차태현과 데프콘은 “둘이서 무슨 복불복을 하느냐”고 툴툴거리면서도 미션에 임했다. 주PD는 두 사람의 퍼포먼스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제기를 잘 차지 못하는 척한 데프콘을 보며 합격 기준을 너무 적게 잡은 것. 나중에 데프콘은 혼자서도 20개를 채워내며 주PD를 좌절케 했다.
복불복을 진행하는 과정 자체가 웃겼다. 수차례 메인 PD에게 전화해 이것저것을 물으며 어설픈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녹화 버튼을 잘못 눌러 미션 과정이 편집된 것처럼 만들어 미션을 제대로 수행한 멤버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들어온 지 3일 된 스태프와 덤앤더머같은 모습으로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만들어내려 애쓴 차태현과 데프콘의 고군분투도 눈부셨다. 분량을 뽑아내기 위해 일부러 막내 PD에게 더 투덜대며 그림을 만들어내는 노력들에서 특유의 예능감과 노련미가 엿보였다.
마지막까지 실망을 주지 않았다. 목포로 떠나는 뱃시간을 잘못 알아 1시간을 기다리게 한 것. 차태현은 "저런 아이가 들어올 수 없다"며 낙하산 의혹까지 제기해 웃음을 더했다.
/joonamana@osen.co.kr [사진]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