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있어 행복했고 감동 가득했던 151일이었다. ‘복면가왕’에서 9연승을 달성한 우리동네 음악대장은 가왕의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그가 안긴 노래 선물의 여운은 계속 되고 있다.
하현우는 5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에서 무려 151일간 입고 있었던 음악대장의 옷과 가면을 벗었다. 새로운 가왕은 하면 된다 백수탈출이다.
지난 1월 31일 여전사 캣츠걸을 꺾고 가왕이 된 하현우는 등장 순간부터 목소리를 숨기진 못했다. 국카스텐 멤버로서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안방극장에 짜릿한 전율을 안겼던 그이기에 가수 하현우의 목소리는 대중에게 강렬히 남아 있다.
목소리를 숨기는 것보다는 하현우는 다양한 무대를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라젠카, 세이브 어스’, ‘일상으로의 초대’, ‘민물 장어의 꿈’ 등을 통해 고 신해철을 추억하게 했다. 그리고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 등을 색다르게 소화하며 원곡의 감동과 다른 의미의 감동을 안겼다.
음악대장의 무대는 언제나 전율로 이어졌다. 폭발적인 고음, 그리고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 편곡의 반전은 그의 무대를 무려 20주 동안 보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다. 여기에 특유의 재치와 귀여운 매력이 무대 밖 음악대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장난기 가득해서 여성 가수들이 나오면 호감을 드러내고 직업이 가왕이라는 김구라의 장난을 받아칠 줄 아는 재치를 갖고 있었다. 음악대장 가면의 동그란 눈과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며 발랄한 행동을 하는 하현우의 성격은 참 잘 어울렸고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지난 1월 처음 ‘복면가왕’에 등판한 후 그는 6월이 돼서야 프로그램을 떠났다. 겨울 옷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는 게 아니냐는 네티즌의 걱정이 가득할 정도로 겨울에 첫 무대를 꾸몄던 그는 여름이 돼서야 ‘복면가왕’에서 하차했다. 그는 “가면을 벗으면 정이 많이 들어서 슬플 줄 알았는데 수고했다고 격려해주니깐 기분 좋게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를 짓게 됐다. 기분 좋고 행복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현우는 도리어 감사한 무대였다고 말했지만, 시청자들은 하현우가 만들어가는 음악대장의 무대 덕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때론 그가 질러대는 고음이 통쾌하기도 했고, 그가 만들어가는 뭉클한 감성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의 노랫말에 왠지 모를 위로를 받으며 행복한 일주일을 시작하기도 했다. 하현우는 ‘복면가왕’을 떠났지만 대중은 음악대장을 상당히 오래도록 기억할 것으로 보인다. / jmpyo@osen.co.kr
[사진] ‘진짜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