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본 적 없는 그런 사이다였다.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 속 세 여자 원미경, 김지호, 최윤소가 사이다처럼 통쾌한 복수에 나섰다. 이들 모두 남자들 때문에 쥐 죽은 듯 살아가거나 억울한 상황에 처하는 등 답답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인물들.
하지만 지난 5일 방송된 30회에서는 180도 달라진 세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보는 이들마저 시원하게 만드는 이들의 복수극은 그 어느 때보다 짜릿하고 새로웠다. 특히 세 사람은 모두 엄마의 이름으로 더욱 강해진 인물들로 의미가 컸다.
가장 먼저 복수에 나선 것은 해원(최윤소 분). 해원은 뱃 속의 아이까지 욕되게 하며 강민(박민우 분)과의 결혼을 말리기 위해 그의 모친이 회사까지 찾아오자 더 이상 참지 않았다. 자신에게 도망가라는 회사 동료에게 그럴 이유 없다고 답한 뒤 당차게 그 앞에 나선 것.
그리고는 “강민 씨가 머리는 안 좋아도 여자 보는 있는지 계속 쫓아다니지만, 결혼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저도 경우 없는 시어머니는 싫다”라며 돌직구를 날렸다. 심지어 분노한 강민의 모친이 주위 사람들에게 물을 가져오라고 시키자 “가져오지 마라. 그 물 나한테 뿌리실 거다. 돈 봉투도 준비했냐”라며 그보다 한 발 앞서 대처했다.
결국 그의 모친이 포기하고 뒤돌아선 뒤에는 깐족거리는 강민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완벽한 복수로 시청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두 번째 주자인 미순(김지호 분)의 복수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세리(윤진이 분)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손을 댔다는 사실을 알자 복수를 감행했다. 호구처럼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만호(장인섭 분)을 타겟으로 삼아 다시 유혹에 나선 것. 이를 눈치 채지 못한 만호는 그저 예뻐진 미순의 모습에 넋이 나갔고 급기야는 세리를 속인 채 그와의 데이트에 나서기까지 했다.
하지만 미순의 달콤한 유혹은 만호와 세리에게 경고하기 위한 전초전일 뿐이었다. 미순은 만호와 데이트하고 있는 사진을 세리에게 보냈고, 세리가 달려오는 동안 만호에게 자신이 선물한 모든 것을 내놓으라며 그를 팬티 바람으로 내몰며 통쾌함을 선사했다.
대망의 마지막은 숙녀(원미경 분)이 장식했다. 극중 숙녀는 가부장의 정석인 남편 삼봉(김영철 분) 덕분에 제대로 기도 못 펴고 사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바. 하지만 딸들에게 연달아 시련이 닥치자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
연락도 없이 사라진 숙녀에 가족들이 걱정하기 시작한 찰나, 그는 술에 잔뜩 취한 채로 등장했다. 그리고는 자신을 나무라는 삼봉에게 “폭군! 고집불통 영감탱이!”라고 소리치며 속에 있던 울분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이에 삼봉이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한 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여주 3인방은 그동안의 억울함을 설욕하듯 터뜨린 사이다 복수전으로 무더운 안방극장에 시원함을 선물했다. 특히 늘 남편의 그림자에 가려 억눌린 채 살아왔던 어머니상을 대변했던 숙녀의 변신은 그 어느 때보다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과연 세 사람의 복수전은 마지막까지 통쾌함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가화만사성'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