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 열풍이 거세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가 개봉 첫 주만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사상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오랜만에 순수한 한국 영화로 돌아온 박찬욱 감독에 대한 관심은 물론, 그런 그가 내놓은 '아가씨' 자체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당신이 몰랐던 '아가씨'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5가지를 공개한다.
#1. 아가씨=김민희? 원래는 아니었다
배우 김민희는 극 중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았지만 집 안에서만 갇혀 지내야 했던 아가씨 히데코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민희가 아니면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김민희는 아가씨 그 자체. 하지만 원래 아가씨는 김민희의 것이 아니었다.
제69회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김민희는 OSEN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아가씨 역할은 신인 배우가 맡게 될 역할이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신인 배우가 맡을 역할이었지만 좀처럼 아가씨 역할이 캐스팅 되질 않았고 돌고 돌아 김민희에게까지 시나리오가 가게 된 것.
김민희는 "다른 걸 떠나서 스토리가 흥미진진했고, 배우로서 히데코라는 인물이 보여줄 수 있는 감정이 많다는 걸 생각했다.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배우 생활을 할 때 좋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며 '아가씨' 선택 이유를 전했다.
#2. '핑거스미스' 원작, 결말은 다르다
'아가씨'는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작품. 영국 BBC one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질 만큼 유명한 '핑거스미스'는 '아가씨'의 기본 스토리와 동일하다. 배경만 영국에 맞게 빅토리아 시대로 설정돼 있다.
하지만 결말만큼은 '핑거스미스'와 '아가씨'가 다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핑거스미스'는 '아가씨'보다 '막장' 요소가 훨씬 짙다. 소설과 비교한다면 '아가씨'는 해피엔딩 수준.
결말을 다르게 만든 것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그런 영화를 보고 싶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OSEN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소설을 읽다보니 연속극 시청자들처럼 빠져들면서 '다음 회는 이렇게 풀렸으면 좋겠다', '이렇게 맺어지면 좋겠다', '저놈은 죽어야 돼' 소리 지르면서 보는 시청자처럼 작가한테 편지 보내고 그런 사람들(이 원하는 것)처럼 만들고 싶더라"고 설명했다.
#3. 박찬욱 감독, 클래식 CD를 선물하다
'아가씨' 배우들에게 박찬욱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면 하나같이 돌아오는 대답은 클래식 CD를 선물받은 사건을 이야기한다.
촬영이 시작되기 4개월 전, 박찬욱 감독은 배우들에게 직접 녹음한 클래식 CD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들의 감정 몰입을 돕기 위함이었다.
이에 대해 극 중 백작 역을 맡은 하정우는 "클래식 cd를 준다는게 말이 쉽지만 촬영 4개월 전에 미리 셀렉하셔서 선물을 주셨다"라며 "굉장히 정성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가진 영화를 존경하는 마음이 굉장히 놀라웠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큰 자극과 배움이 있었다"고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4. 아역배우 괜찮을까?
극 중 아가씨 히데코 역의 아역 배우로 조은형이 등장한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인만큼 조은형은 높은 수위의 대사를 언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때문에 관객들이 걱정하는 지점.
하지만 걱정은 접어넣어도 될 듯 싶다. 박찬욱 감독은 "배우가 야한 대사를 내뱉기는 하지만 모두가 일본어로 진행되는 대사들이다. 때문에 그냥 일본어로 되어 있는 단어를 읽는 수준이었다. 걱정하는 안 좋은 영향들이 아역 배우에게는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5. 문소리, 박찬욱을 울리다?
아역 배우와 함께 등장하는 또 한 명의 배우가 바로 문소리. 문소리는 매우 짧은 분량에 등장하지만 그 존재감 만큼은 주연 배우 못지 않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런 문소리의 캐스팅에는 박찬욱 감독의 열렬한 애정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사실 박찬욱 감독은 문소리와 인연을 맺을 뻔했다. 바로 박찬욱 감독의 동생인 박찬경 감독의 단편 영화 '파란만장'. 하지만 영화의 첫 촬영날 문소리로부터 "임신을 했다"는 전화를 받으면서 계획은 무산됐다.
아쉽게 문소리와의 작업이 불발됐지만 박찬욱 감독은 문소리가 출연한 '만신'을 보고 눈물을 흘릴 만큼 문소리와의 작업을 고대, 결국 '아가씨'를 통해 그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 trio88@osen.co.kr
[사진] '아가씨'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