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서현진이 그동안 로맨틱 코미디에서 당하고만 살던 ‘답답한’ 여자 주인공의 틀을 깼기 때문일 터다. 사랑을 갈구하는 서현진은 선한 인물이긴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에 흔히 등장하는 덜떨어진 게 아닌가 의심되는 착하디 착한 ‘고구마 주인공’이 아니다. 순간순간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사이다 샤우팅’은 안방극장을 통쾌하게 만든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인기를 끌고 있다. 재밌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치즈인더트랩’을 제치고 tvN 월화드라마 역대 최고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앞서 '또 오해영'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10회에서 시청률 8.425%(케이블플랫폼 전국 기준)를 나타냈다. tvN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동시에 2014년 방영된 '미생'이 보유하고 있던 8.24%의 기록을 넘어서며 역대 tvN 드라마 4위의 성적이다.
시청률 뿐만 아니라 관련 기사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인터넷 화제성을 다루는 콘텐츠파워지수 조사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관련 기사가 매일 쏟아지고 인터넷 화제성으로는 시청률 40%를 넘봤던 KBS 2TV ‘태양의 후예’ 못지 않다.
드라마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인 서현진은 데뷔 후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연기 잘하는 배우이긴 했어도 큰 인기를 누리던 배우는 아니었던 서현진. 그는 이 드라마에서 보통의 여자, 그래서 더 공감가고 지지하게 되는 오해영을 연기하며 2030 여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마치 내 이야기 같아서 해영이의 일상의 고군분투와 험난한 사랑을 보며 울고 웃는 일이 많은 것.
해영이를 연기하는 서현진이 안방극장의 사랑을 받는 것은 매력적인 여주인공을 완성한 연기력 덕분. 해영이는 그간의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의 공식인 쑥맥이거나 소극적이거나,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일이 많아 답답한 인물과 거리가 멀다. 억울한 일이 생기면 술 기운을 빌려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자신의 감정을 가지고 마치 장난을 치는 듯한 느낌을 받자 박도경(에릭 분)에게 분노를 표하기도 한다. 격하게 화를 냈다가 격하게 울기도 하는 감정을 숨기는 법이 없는 솔직한 여자다. 서현진은 우렁찬 ‘샤우팅’으로 해영이의 답답하고 상처 입은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앙칼져서 비현실적인 토라짐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걸걸한, 그래서 더 현실적인 분노 연기로 시청자들의 답답한 속을 뻥 뚫어준다.
해영이처럼 사랑에 솔직할 수 있을까, 해영이처럼 적극적일 수 있을까 부러운 시선으로 드라마를 보게 되는 것. 그래서 이 드라마는 자존감이 부족하다고 울부짓는 이 땅의 많은 보통의 여자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화를 내도 연기가 아니라 진짜 솟구치는 분노가 느껴지는 해영이의 표정과 말투, 목소리는 서현진의 빼어난 연기력을 가늠할 수 있다. ‘또 오해영’은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배우 서현진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 드라마를 오고가며 쉼 없이 연기를 펼친 서현진은 이번 ‘또 오해영’을 통해 데뷔 15년 만에 달콤한 결실을 얻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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