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잊을 때가 됐나보다. 첫 방송을 마친 KBS 2TV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 속 진지희가 자신의 아역 이미지를 아직도 지우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 반항기 넘치는 고등학생 신옥희 역할을 마치 실제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제대로 녹여내면서 호평을 받고 있는 중.
진지희는 과거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정해리 역을 맡아 ‘빵꾸똥꾸’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이 분명했다. 자신의 인지도는 확실하게 올렸는데, 당시 생겨버린 이미지 때문에 이후 작품에서 또렷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것.
그런데 이번만큼은 다르다. ‘백희가 돌아왔다’에서 실제 자신과 동갑인 ‘옥희’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연기적으로 탄탄한 성장을 이룬 모양새다. 특히 반항기 넘치는 표정 연기가 압권. 덕분에 시청자들의 몰입감이 극대화 되고 있다.
이 작품은 조용한 섬 섬월도에서 과거의 스칼렛 오하라 양백희(강예원 분)가 신분 세탁 후 18년 만에 돌아온 이야기를 그린 코믹 가족극. 진지희는 백희의 딸 옥희 역할을 맡아 모녀간의 갈등과 아빠 찾기라는 주제와 소재의 중심에 서게 됐다.
진지희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 중 인물들과 ‘케미’를 만들어내면서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먼저 엄마인 백희 역할을 맡은 강예원과의 호흡이 인상적이다. 극중 모녀 사이인 두 사람은 만났다하면 으르렁대며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전개를 통해 둘 사이가 봉합돼 가는 과정이 꽤나 큰 감동을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아빠 후보들인 김성오, 최대철, 인교진과의 호흡 역시 인상적. 이들은 옥희(진지희 분)가 자신의 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애정을 보이는데, 그들과 옥희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호흡이 재미를 만들어내는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여러모로 진지희에게 ‘백희가 돌아왔다’는 인생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극에서 맡은 비중이 확실한 데다가 작품 자체에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바. 특유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에 모녀간의 갈등과 아빠 찾기라는 소재가 유기적으로 연결, 흥미를 자극하는데, 속도감 있는 전개와 코믹한 요소들을 더해가면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수치상으로도 성과가 눈부시다. 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일일 전국기준)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백희가 돌아왔다’는 9.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높은 수치.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더욱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하다.
한편 지난 6일 방송에서는 고향인 섬월도로 돌아온 백희와 옥희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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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백희가 돌아왔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