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가 200만 관객을 빠르게 넘겼다. 무려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내부자들'의 기록까지 경신한 것. 이처럼 빠른 속도로 관객수가 늘어난다면 박찬욱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 '아가씨'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가씨'는 지난 6일 221만 5,658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개봉 후 관객들의 반응에는 호불호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흥미로운 영화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찬욱 감독의 세 번째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작인 '아가씨'는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해외 언론 및 평단, 바이어들로부터 두루 호평을 받으며 기대감을 줬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흥행 기록 역시 이 같은 호평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흥행 꽃길'을 걷고 있는 '아가씨'지만,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과연 이 영화가 박찬욱 감독의 개인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지다.
박찬욱 감독이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작품은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다. 박찬욱 감독을 가장 처음 알린 이 영화는 당시의 흥행작으로 전국에서 5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은 200만에서 300만대의 관객수를 유지했다. '올드보이'가 326만 9000명, '친절한 금자씨'가 365만 명, '박쥐'가 223만 7,271명 등을 기록했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에 대해 "상업적 작품"이라며 수상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었다. 줄곧 그가 강조해 온 것은 어느 정도 상업적 성과를 염두하고 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그만큼 이야기에 집중해 쉽고 재밌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아가씨'에는 박 감독 특유의 개성이 묻어있지만, "상업적"이라는 표현에 어울리는, 관객들을 재미와 이해를 위해 한층 친절해진 지점이 없지 않다. 앞서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또 다른 칸 진출 영화 '곡성'처럼 보면 볼수록 또 다른 해석의 지점이 나온다는 점에서 기획된 상업영화보다 관객들에게 훨씬 수준 높은 해석의 재미를 준다. 이는 한편으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입맛이 다양해지고, 관람의 수준 또한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과연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상업적"이라는 감독 스스로의 평가처럼, 관객들에게도 동일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최고 흥행작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500만 관객을 넘겨야 한다. '19금'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이 영화의 흥행 기록이 기대감이 모인다. /eujenej@osen.co.kr
[사진] '아가씨'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