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또 오해영’이 매회 자체최고시청률을 갈아치우는 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일 터다. 연인이 갈등이 생기고 폭발하는 방식이 지극히 이해 가능하게 설정돼 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이 지난 6일 방송된 11회에서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9.4%를 기록했다. 이는 자체최고시청률이다.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tvN 월화드라마 역사상 최고시청률을 매회 새로 쓰고 있다.
이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이야기에 있다. 로맨틱 스릴러 코미디를 표방하는 까닭에 큰 테두리는 비현실적일 수 있지만, 인물과 세세한 설정과 대사는 현실적이다.
11회만 봐도 사랑하는 남자 박도경(에릭 분)이 자신의 결혼을 망친 주범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오해영(서현진 분)은 도경의 적극적이지 않은 사과에 더 큰 분노와 실망감에 휩싸였다. 진실을 알게 된 후 입은 큰 상처는 물론이고 사과하는 방식에 있어서 해영은 도경을 이해하지 못해 길거리에서 또 다시 소리를 지르며 싸웠다. 두 사람은 어느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 연인처럼 목소리를 높여가며 갈등을 폭발했다.
도경 역시 그동안의 죄책감에 적극적으로 사과를 하지 못했고, 무릎을 꿇으라는 해영의 말에 돌아선 후 다시 갈까 주저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릎을 꿇고 그 자리에서 갈등이 해결되는 게 기존의 드라마였다면 도경과 해영의 사랑과 갈등은 단박에 수습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슬펐고, 더 이해가 됐다.
해영에 대한 미안한 감정에 사랑에 주저했던 도경, 그런 도경의 마음을 모르고 자신을 밀쳐낸다는 생각에 절망했던 해영, 두 사람의 사랑은 늘 그렇게 엇갈리고 거리감이 있었다. 그동안 도경이가 왜 주저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된 기쁨과 이해보다도 자신의 행복을 깨고 나서도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난 해영의 마음은 시청자들이 100% 이해하고도 남았다. 도경이 왜 해영에게 진실을 털어놓지 못했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 안방극장은 또 다시 부딪히고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는 두 사람의 사랑을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
‘또 오해영’은 이렇게 현실 연인의 사랑과 오해, 그리고 갈등을 섬세하게 그린다. 분명히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리고 스릴러 장르를 결합했기에 비현실적인 요소가 상당히 많지만 사랑과 인간 관계라는 감성을 자극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이보다 현실적일 수가 없게 다루고 있다. 이해 불가능한 사람의 감정, 오락가락하는 관계가 정밀하게 담겨 있어 인물들에게 몰입해서 드라마를 지켜보게 된다. 에릭의 멋들어진 매력과 서현진의 망가지면서 짠한 공감형 연기는 이 같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을 높이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또 오해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