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가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6월 1일) 6일 만에 이룬 쾌거다. 이에 메가폰을 잡은 박찬욱 감독은 "출발이 좋다"며 이제 시작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소감을 전했다.
8일 방송된 SBS '나이트라인'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출연해 200만 돌파 소감을 비롯해 칸영화제,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 등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앵커는 200만 관객 돌파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이에 박 감독은 "예고에 불과하며 기세가 꺾이지 않기만 바랄 뿐"이라고 답했다.
'아가씨'는 올해 칸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올랐던 바.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고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수상 불발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냐는 앵커의 질문에 박 감독은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상을 받은 적도 있지 않나. 그렇게 우쭐하거나 자만하지 않았던 것처럼 못 받았다고 실망스럽거나 좌절하진 않는다"고 말한 것. 이어 "다행히 본상은 아니지만 저희 미술감독이 큰 상을 받았다"며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의 노고를 기렸다.
영화는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인물들이 살아있다. 구성이 재밌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하고, 다시 돌아와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반복해서 본다. 그런데 그 반복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 영화에서 그 매력을 훨씬 소설보다 더 살려보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단연 시각적인 부분이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서재가 특히 그것이다. 박 감독은 "조진웅이 연기한 캐릭터가 서화 컬렉터다. 그곳을 어떻게 꾸미느냐가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였다. 일제강점기이니 만큼 그 시대에 한국 식민지 친일파의 내면이 어떤 것인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려고 애썼다"고 서재를 특히 신경썼던 이유를 전했다.
아무래도 박찬욱에 대한 기대는 이름만으로도 극장을 찾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와 관련한 부담감은 없을까. 박 감독은 "고정관념이 생겨서 저 사람 영화는 어떨 것이라는 선입견이 나쁘게 작용하기도 한다. 아가씨는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장면이 없지만 지레 겁먹고 못 본다는 부작용이 무섭다. '아가씨'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나이트라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