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해영'은 로맨틱 코미디라고만 규정 짓기엔 뭔가 아쉬운 감이 있다. 극 초반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에릭의 환시는 그야말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감돌게 하는데, 이는 곧 이 극의 인기요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은 잘 나가는 영화 음향 감독 박도경(에릭 분)과 외식사업본부 상품기획팀 대리 오해영(서현진 분)이 오해로 인해 얽히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사람은 일명 '예쁜' 오해영(전혜빈 분)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고, 이는 12회가 방송된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냥' 오해영은 학창 시절 같은 반이었던 '예쁜' 오해영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참 많이 힘들어했다. 늘 '예쁜' 오해영과 비교대상이 되어야 했고, 이로 인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늘 비웃음꺼리가 되어야 하는 '그냥' 오해영이었기에 피해 의식이 안 생기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이 '예쁜' 오해영은 박도경과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지만, 결혼 당일 아무 말도 없이 사라졌고 이 때문에 박도경은 더더욱 감정이 매마른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살았다. 공교롭게도 '그냥' 오해영 역시 결혼 전날 파혼을 당한 아픔이 있다. 두 사람은 너무나 '우연'스럽게 옆집에 살게 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또 사랑을 키워나가게 됐다.
이 정도 스토리만 보면, 그 동안 흔히 보던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스럽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면 '특별한' 무언가가 상당하다. 반전과 미스터리가 바로 그것. 그리고 이는 곧 이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 되고 있다.
'예쁜' 오해영과 한태진(이재윤 분)이 파혼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회를 거듭할수록 밝혀졌고, 또 이를 박도경과 '그냥' 오해영이 알게 되면서 네 사람의 관계 역시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그간 가벼운 마음으로 극을 보던 시청자들은 좀 더 뜨겁게, 또 아프게 이들의 사랑을 지켜보게 됐고 그 안에서 사랑할 때 느끼게 되는 무수히 많은 감정과 상황들을 공감하고 있다.
오해와 오해가 거듭되는 과정에서 하나씩 툭툭 튀어나오는 반전은 끝까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특히 박도경의 환각은 이 극의 중요한 열쇠다. 박도경은 늘 환시를 봐왔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그냥' 오해영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앞둔 박도경이 '그냥' 오해영에 대해 느끼는 아쉬움, 혹은 안타까움이 환시로 발현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시청자들은 '박도경을 살려달라'고 강력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12회 방송에서 한태진이 망하게 된 이유가 박도경과는 관련이 없다는 또 다른 반전이 드러났고, 박도경이 죽더라도 후회하고 싶지 않다며 '그냥' 오해영에게 달려가는 장면이 그려지면서 극은 한치 앞도 모를 정도의 긴장감과 설렘으로 뒤덮였다. 이미 박도경이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이 역시도 극적인 반전을 위한 장치였기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또 오해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