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복면가왕'(복면가왕)은 아이러니한 면모가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스포일러에 가장 자유롭고도 민감하다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다.
'복면가왕'은 현재 국내 인기 예능프로그램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스포성(혹은 스포홍보성) 기사가 나지 않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과 시청자들을 위한 매체들의 암묵적인 동의 같은 부분이 있는데 복면을 쓴 주인공을 누군지 알면서도 이를 지켜주고자함이다.
이 스포일러가 '복면가왕'이라는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전체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의 스포일러와는 그 무게가 현저히 다르다.
심지어 '복면가왕'은 그러면서도 시청자와 네티즌에게서도 자유롭다. 추측과 예상 역시 프로그램의 큰 힘이 된다. 그런데 이 추측이 꽤나 정확하다.
보는 이들은 화제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매번 거의 정확히 추측하나 복면을 스스로 벗을 때까지 그 설렘을 간직한다. 실제로 해당 기사들에게는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데, 아직 공개되지 않은 출연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독특한 풍경이다.
실제로 최근 9연승을 하며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운 록 밴드 국가스텐의 하현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아무도 그가 하현우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을 정도였다.
반면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스포일러에 민감한 프로그램이다. 적어도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그렇다. 실제 한 연예 관계자는 "'복면가왕'을 보고 있는데 우리 소속 가수가 나와 깜짝 놀랐다. 매니지먼트가 다른 팀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은 까닭이었다"라고 전했다. 물론 이 같은 모습이 전체의 그림은 아니겠으나, 그 만큼 '보안'에 대한 제작진의 철저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복면가왕'은 프로그램 시작에서부터 방송국 내 출연자 유출에 극도로 신경을 써 왔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진 바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방송국에서도 매니저만 보고 다른 관계자가 알아차릴 수 없도록 그간 가장 노출이 적었던 매니저와 동반한다"라고 전했다.
극도의 조심성을 갖고 복면 속 얼굴 유출을 피하는데, 그러면서도 직접적으로 노출될 일이 없다는(가능성이 아주 적은) 이 프로그램의 재미가 확실히 극적인 반전에서 오는 것만은 아니기에 가능한 일이다. / nyc@osen.co.kr
[사진] 하현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