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인 MBC ‘무한도전’에 만약에 2군 운용 제도가 존재한다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한때 방송에서 농담으로 다뤄지기도 했던 ‘무한도전’의 마이너리그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어떨까.
‘무한도전’은 지난 해 새 멤버 선발 특집인 식스맨을 통해 수십명의 후보군 중 광희를 새 멤버로 삼았다. 당시 새 멤버가 되고자 하는 예능인들이 농담과 기획 대결을 하는 경연 자체가 재밌었고, 이를 통해 광희가 노홍철과 길의 하차로 빈자리가 있던 ‘무한도전’의 새 멤버가 됐다.
‘무한도전’은 2005년 첫 방송 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주축인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가 쭉 출연 중이고, 김태호 PD가 연출자로 중심축을 맡고 있다. 새로운 특집을 많이 펼쳐놓고, 동시다발적으로 준비하는 기획이 많아 촬영 일정이 늘 빡빡한 ‘무한도전’은 때마다 시즌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존재하기도 한다.
물론 시즌제가 지상파 방송 환경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심지어 ‘무한도전’이 방송하지 않는 수개월을 버티기 쉽지 않다는 또 다른 시청자들의 바람도 만만치 않아 시즌제 도입 여부는 방송 11년이 된 이 프로그램의 분위기상 논의조차 쉽지 않다.
때문에 멤버들이 방송에서 농담처럼 스쳐보냈던 ‘무한도전’의 2군 운용도 오랫동안 쉼 없이 달려오면서 과부하가 걸린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새롭게 조를 이뤄 ‘무한도전’의 2군을 만들어 특집성으로 방송을 하면서 ‘무한도전’에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부여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획과 반짝이는 웃음 감각을 가진 새로운 멤버를 충원하는 기회가 되는 ‘웃음 화수분’이 되는 것. 이는 ‘무한도전’의 골수 시청자들 사이에서 간간히 바람으로 제안되는 특집 기획이기도 하다.
기존 멤버들이 있는데 새로운 멤버가 굴러온 돌마냥 들어가서 적응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는 2군을 통해 호감도를 쌓고 적응력을 갖춘 새 멤버가 영입되는 사다리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미 삼아(지극히 주관적으로) 2군 '예상 라인업'을 꼽아봤다. 주로 ‘무한도전’에 양념처럼 출연했던 예능인을 위주로 선정해봤다.
# 진행이 되는, 그런데 짠하기도 하는 김제동
김제동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시도 때도 불러대는 예능인 중 하나. 월드컵 특집 때는 집을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빌려줘야 했고, 유재석 때문에 배추를 강매당하기도 했다. 기껏 추석 때 촬영에 응했는데 통편집이 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김제동만 나오면 빵빵 터졌다. 김제동은 정갈하고 논리정연한 말솜씨를 갖고 있는 진행자. 오랜 강연식 진행으로 재치까지 갖추고 있어 유재석처럼 구심점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진행은 물론 깐족 재치가 있는 전현무
전현무는 아나운서 출신답게 안정적인 진행을 하는 예능인. 여기에 호감과 비호감을 오고가며 웃음이 터지는 깐족 캐릭터를 갖고 있다. 열성적으로 웃기려고 노력을 하는 까닭에 간혹 논란이 일기도 하지만, 일단 그의 농담에 시청자들이 웃는 것은 분명한 사실. ‘무한도전’ 새 멤버의 자리가 독이 든 성배라고 명언을 남기기도 했던 예능 판도와 흐름, 그리고 분위기를 읽을 줄 아는 명석한 두뇌회전의 소유자다.
# 조세호와 남창희, '무한도전'이 은혜를 갚을 때가 왔다
조세호와 남창희는 김제동과 마찬가지로 ‘무한도전’이 부르면 한걸음에 달려오는 가족 같은 사이. 시도 때도 없이 나와서 놀림을 당하거나, 멤버들이 어려운 순간 함께 땀을 흘리며 조력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적이 ‘무한도전’의 음악 노예라면 두 사람은 웃음 노예와 다름 없는 것. 2군이 운용된다면 이들의 빛나는 예능감을 활용할 방안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물오른 예능감의 조세호는 ‘무한도전’이 2군을 운용한다면 꼭 필요한 인재일 터다.
# 원년 멤버의 귀환, 윤정수
윤정수는 이 프로그램 초창기 멤버이기도 하다. 황소를 끌던 시기에 고생만 하다가 ‘무한도전’이 인기 대열에 오르기 전에 하차를 한 불운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10주년 특집 당시 윤정수가 출연해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을 피력했던 바. 또한 올해 초 예능 총회 특집에서도 이경규 못지않은 버럭 캐릭터로 큰 웃음을 안겼다. 친근하면서도 우직한 매력이 있어 어떤 개그를 던져도 비호감으로 여겨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 얼굴 개그 박휘순, 먹는 개그 김준현
박명수와 정준하의 뒤를 이을 수 있다. 박휘순과 김준현은 각각 못생긴 얼굴로 웃음을 안기는 개그, 많이 먹으면서 식탐을 폭발하는 개그 소화가 가능하다. 박휘순은 ‘무한도전’에서 못생긴 얼굴을 찾을 때마다 출연해 큰 웃음을 만들었다. 김준현의 경우 큰 덩치와 함께 예상 외의 순발력이 좋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맹활약했다. 포스트 박명수와 포스트 정준하를 찾는다면, 박휘순과 김준현이 적당해 보인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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