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등장하는 무녀들은 항상 섬뜩하다. 진한 화장을 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한 채 주술을 외우는 모습이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드라마 속 무녀들은 대게 갈등을 유발하는데 마음에 품은 ‘한’으로 시작돼 무서운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킨다.
무녀의 매력도 제각각 다르다. 팜므파탈의 매력을 가진 무녀부터 시청자들을 긴장시키는 무녀까지 다양하다. 그간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센 언니’ 무녀 캐릭터를 꼽아봤다.
◆ ‘마녀보감’ 염정아, 압도적 카리스마 무녀
염정아가 소화하고 있는 무녀 홍주 캐릭터는 그야말로 ‘섬뜩’ 그 자체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내뿜고 있어 ‘갓홍주’로 불릴 정도. 염정아는 극 중 저주를 다스리고 운명을 바꾸는 위험한 흑무녀 홍주는 사람을 해하는 저주, 비방술 등 온갖 흑수줄에 능한 인물이다. 서리(김새론 분)에게 “모두를 살리고 싶으냐. 허면 니가 죽으면 된다”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잔인한 면모까지 가지고 있다.
염정아는 카리스마 가득한 눈빛은 물론 저음의 목소리로 극에 무게감과 공포감을 더하고 있다. 염정아가 극 중 만족스러울 때 짓는 미소가 사람을 소름 끼치게 할 정도다. 특히 붉은 색 신복을 입고 만수대탁굿을 진행하는 장면은 위압감이 느껴질 만큼 존재감이 막강했다.
그간 여러 무녀들이 드라마에 등장했지만 염정아는 무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비주얼은 물론 그가 뿜어내고 있는 에너지, 무게감 있는 연기가 홍주 캐릭터와 딱 들어맞아 확실히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 ‘장사의 신-객주 2015’ 김민정, 팜므파탈 무녀
김민정이 ‘장사의 신’에서 연기했던 무녀 매월은 팜므파탈의 매력이 있는 무녀였다. 김민정의 아름다운 외모로 완성된 매월은 남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여리여리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대단했다. 화려한 한복에 빨간색 입술로 캐릭터를 더욱 강하게 표현했고 거기다 가질 수 없는 남자를 밟겠다는 섬뜩한 독기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김민정도 염정아와 같이 붉은 색의 긴 무복을 입고 한판 굿을 벌였는데 신칼을 들고 온 몸을 흔들며 신기어린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물론 마치 모든 걸 꿰뚫어 보는 듯한 섬뜩한 미소로 요염하고 섹시한 매월의 매력을 발산, ‘장사의 신’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 ‘해를 품은 달’ 전미선, 잔혹한 무녀
전미선은 ‘해를 품은 달’에서 성수청 도무녀 장녹영 역을 맡아 미스터리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무녀를 표현했다. 전미선과 무녀는 어딘지 어울리지 않은 듯한 느낌이지만 전미선은 잔혹한 무녀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극 중 접신했을 때의 연기는 물론 눈을 부릅뜨고 대왕대비 윤씨(김영애 분)를 찾아가 협박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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