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와 국수의 절묘한 콜라보다. KBS 2TV 월화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은 ‘복수’를 전개의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있다. 그간 메인 소재였던 ‘국수’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아 아쉬움을 샀는데, ‘쿡방’에 경연까지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중이다.
확실히 국수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그려지면서 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청률 면에서도 수치가 대폭 상승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이는 중이다. 9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송된 ‘국수의 신’은 7.9%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동시간대 1위인 MBC ‘운빨로맨스’(8.4%)와 0.5%p 차이. 지난 2일 방송은 ‘국수의 신’이 8.6%로 1위를 차지한 바다.
앞서 동시간대 최하위에 머물며 고전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고무적인 일. ‘복수’와 국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촘촘한 전개가 주를 이루게 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침 속에서 시작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인생기를 담은 드라마다. 주인공들의 삶을 진하게 우려내는 연출이 특히나 인상적. 도저히 빈틈이 없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에 비장한 영상미, 스릴러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쫄깃함이 매력.
시청률이 급등한 최근 몇 주 사이에는 길도(조재현 분)에게 복수를 결심한 무명(천정명 분)이 궁락원으로 들어가 면장자리까지 노리는 스토리가 이어졌다. 궁락원 입성 이후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면서 다양하고 독특한 국수들이 등장했고, 면장 자리를 건 경연까지 개최되며 흥미를 자극했다. 또한 무명과 다해(공승연 분)의 절대미각, 절대후각이라는 초능력 같은 재능이 발휘돼 보는 재미를 더한 바다.
여기에 극중 캐릭터들이 입체적으로 살아나면서 전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더하고 있는데, 그 중심에 이상엽이 서있다. 그가 맡은 인물 박태하는 복수와 우정,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며 극의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있는 중. ‘국수의신’이 중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그의 분량이 확실하게 늘어났는데, 박태하 캐릭터가 살아날수록 시청률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눈길을 끌었던 제작진의 독특한 연출 기법 역시 음식이 카메라에 담기며 더욱 맛깔나게 살아나고 있다. 젊은 연출자들의 넘치는 센스가 만들어내는 화면구도와 분위기가 이 드라마의 특매특허인데, 극 전반에 걸친 비장한 분위기를 음식을 담은 장면들이 상쇄시켜주면서 적절한 완급조절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복수를 중심축 다루면서도 통속극 연출과는 색달라 표현 기법이 아주 매력적이다.
한편 지난 8일 방송에서는 강남 궁락원의 새로운 면장이가 된 무명이와 죽음을 맞이한 고대천(최종원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