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황정음 문채원 서현진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개성 만점의 능청스런 취객 캐릭터로서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출연한 각각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망가짐을 불사하며 취객 연기 투혼을 펼쳤다.
모든 사람들의 보는 눈은 틀리지 않고 정확하다. 잘한 것은 잘했다, 못했으면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네 명의 여배우들은 현재 ‘로코 여신’으로 칭송받으며 존재감을 인정 받고 있다. 매력적인 외모와 몸매는 물론 애교까지 갖춘 그녀들을 그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 누가 뭐래도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
전지현을 주목하는 여배우로 올려놓은 작품은, 데뷔한 지 4년이 됐을 당시 출연을 결정했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감독 곽재용)였다. 15년이 흘러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을 만큼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엽기적인 그녀는 곧 전지현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것이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를 쓸어 올리며 소주 한 잔을 감칠나게 마시거나, 지하철에서 차태현의 뺨을 때리며 게임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짤’ 영상으로도 돌아다닐 만큼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됐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치맥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 ‘귀여운 취객녀’ 황정음
결혼 후 MBC 드라마 ‘운빨로맨스’로 복귀한 배우 황정음은 일명 ‘로코 여신’이라는 명성답게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안기고 있다. 외모나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로지 연기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황정음만의 취객 연기가 안방극장에 큰 재미를 선사한다. 극중 동생을 살리기 위해 86년생 호랑이띠 남자를 만나야하는 그녀는 술에 취해 전봇대를 보고 무슨 띠냐고 묻는가 하면, 인형에게 말을 거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웃음을 선물했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황정음만의 코믹연기였다. ‘운빨로맨스’를 보는 이유는 황정음의 코믹 연기를 보기 위해서라고 표현해도 과언은 아니다.
◆ ‘만취해도 예쁜 워너비 여친’ 문채원
뚜렷한 이목구비에 애교까지 탑재한 배우 문채원은 남자들이 바라는 ‘워너비 여자친구’다. 그녀의 만취녀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은 영화 ‘오늘의 연애’(감독 박진표)였다. 실제로 술을 즐기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평소 주변에 취한 지인들을 눈여겨봤다가 연기를 통해 선보인 것이다.
하지만 마치 애주가처럼 맛깔나는 취중 연기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취객녀로 빙의해 마치 ‘인간 복사기’ 같았다. 극중 유부남 이서진을 사랑하게 돼 억울한 마음에 절친 이승기에게 심경을 토로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 ‘짠내’ 나는 노처녀 서현진
서현진은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을 통해 차세대 로코퀸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식샤를 합시다2’에서 군침 도는 먹는 연기로 입맛을 자극했다면, 이번 드라마에서는 사랑에 치이고 마음 다친 서른두 살 싱글녀 오해영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고 있다.
바라 보고 있으면 함께 눈물이 날 정도로 슬프다. 그녀가 빼어난 미모가 아니기에 좀 더 여성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고,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있는 연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하나같이 ‘기대 않했던 서현진 캐스팅이 신의 한 수’라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서현진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건 당연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방송화면 캡처·tvN 인스타그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