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의 신’에 국수가 없다지만 그 빈 공간을 메울 수 있는 스릴이 있다. 아버지를 살해한 조재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이름도 버린 채 고군분투하는 천정명의 하루하루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이 있다. 그러나 아직 큰 ‘한 방’은 때리지 못하고 있는 천정명의 복수, 언제쯤 본격화될까.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마스터-국수의 신’에서는 대면장 고대천(최종원 분)이 김길도(조재현 분)의 계략에 끝내 사망한 후 혼란에 빠진 궁락원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세상을 떠난 고대천의 유언에는 김다해(공승연 분)에게 궁락원 지분 20%를 주겠다고 적혀 있었다. 이에 궁락원의 일원들은 김다해로부터 어떻게 지분을 빼낼 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김다해의 감정 중 연약한 부분을 건드리며 그를 회유하기에 혈안이 됐다.
고강숙(이일화 분), 설미자(서이숙 분)와 손을 잡고 김길도를 무너뜨리려 하는 무명(천정명 분)에게도 김다해가 보유한 지분은 꼭 필요한 카드였다. 그는 이날 밀실에 갇히는 바람에 김길도에게 정체를 들킬 뻔 했으나, 옛 친구 박태하(이상엽 분)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다해의 지분은 김길도에게 넘어갔다. 그는 김다해의 어머니를 고대천이 죽였다고 거짓말을 한 후 혼신의 눈물 연기로 김다해의 마음을 움직였다. 아직 궁락원의 면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명에게는 김길도의 신뢰를 얻는 것이 먼저였다. 하지만 그 길은 쉽게 보이지 않았다.
무명에게도 소소한 ‘한 방’은 있었다. 고대천의 사망 이후 이미지상 방송 출연이 꺼려졌던 김길도가 대타로 무명을 내세웠는데, 폭발적 반응을 얻은 것이다. 김길도가 출연할 때보다 시청률은 물론이고 궁락원 손님도 폭증하자 그는 무명에 대한 질투에 사로잡혔다.
김길도의 내연녀 도현정(손여은 분)의 조언으로 김길도와 무명은 함께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훈훈한 대결 콘셉트로 마무리되는가 싶었던 순간 무명이 면을 끊지 않고 누가 더 길게 뽑을 수 있는가를 겨루자고 제안했다. 승자는 무명이었고, 김길도는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무명에게 더 큰 장애물로 돌아왔다. 김길도는 무명을 은밀히 불러 궁락원 면장을 사퇴하는 대신 자신의 신뢰를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무명은 이를 승낙했고, 우방이던 설미자의 지지를 잃게 됐다.
김길도를 향한 무명의 공격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 상태다. 한 방을 먹였다고 생각할 때 두 방이 돌아온다. 무명은 과연 언제쯤 사이다처럼 시원한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아직도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환상통을 겪는 무명이 안쓰럽기만 하다. 이제는 그가 축적해 온 모든 힘을 발휘할 수 있길 바란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마스터-국수의 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