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KBS 2TV '태양의 후예'가 지나간 후 지상파 드라마는 이렇다할 힘을 못 쓰고 있다. 워낙 '태양의 후예'가 강력한 탓에 더욱 비교가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후속 드라마들이 이렇게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줄 누가 알았을까.
게다가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이 케이블 월화드라마의 새 역사를 매회 쓰면서 신드롬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보니 더더욱 지상파 드라마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전망. 한류 스타와 스타 작가를 앞세운 기대작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최근 드라마 복귀를 결정 지은 이민호까지, 이름만 들어도 기대가 되는 라인업들의 향연이다. 이에 하반기 드라마판을 뒤흔들 남자 주인공 5인방을 꼽아봤다. (이하 방송 날짜순)
#. 김우빈
김우빈은 오는 7월 6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로 안방 시청자들을 만난다. 이 드라마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로 이미 모든 촬영이 끝난 상황.
'미안하다 사랑한다', '착한 남자' 등 특유의 서정적인 대사와 감성적인 필체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경희의 신작 드라마로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안하무인 '슈퍼갑 톱스타'와 비굴하고 속물적인 '슈퍼을 다큐 PD'로 다시 만나 그려가는 까칠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학교 2013'와 '상속자들'에서 가슴 속 아픔이 있는 캐릭터를 특유의 깊은 감성으로 표현해내 큰 사랑을 받았던 김우빈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좀 더 섬세해진 연기력과 독보적인 매려을 뽐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공개된 티저 속에서 김우빈은 상대역인 수지를 향해 대담하고 도발적이면서도 미묘한 감정이 느껴지는 고백을 해 눈길을 모았다. 짧은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보여주는 애틋한 케미스트리는 '함부로 애틋하게'를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이유가 되고 있다.
#. 이종석
이종석은 오는 7월 20일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W-두 개의 세계'를 통해 드라마 복귀를 한다. 지난 해 1월 종영된 SBS '피노키오' 이후 약 1년 반만에 안방 시청자들을 만나게 되는 것.
'W'는 2016년 서울, 의문의 슈퍼재벌 강철(이종석 분)과 호기심 많은 외과의사 오연주(한효주 분)가 같은 공간 다른 차원을 교차하며 벌이는 로맨틱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로, '나인'의 송재정 작가와 '그녀는 예뻤다'의 정대윤 PD가 의기투합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종석이 'W'에서 맡은 역할은 시가 총액 1조5000억 원에 달하는 벤처 기업 창업자이자 8000억 원의 자산을 소유한 청년재벌. 드라마 사상 가장 막대한 부를 소유한 슈퍼갑부이자 정의로움까지 갖춘 매력만점의 남자 주인공이라 눈길을 끈다. 스펙 만렙을 찍은 것은 물론 잘생긴 외모에 실력과 근성까지 모든 것을 갖춘 만능 매력남 강철의 행보는 'W'를 관통하는 핵심 스토리이자 극을 보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이종석의 복귀가 더욱 기대되는 건 그의 작품 선택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앞서 '학교 2013'으로 크게 주목을 받은 이종석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 이방인', '피노키오' 등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믿고 보는 배우' 반열에 올랐다. 전형적인 꽃미남에 우월한 신체 조건을 가진 이종석은 나날이 늘어가는 연기력으로 대중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다시 'W'로 흥행 홈런을 날릴 지 궁금해진다.
#. 박보검
박보검은 오는 8월 15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차기작으로 선택, 본격 촬영에 돌입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조선후기 예악을 사랑한 천재군주, 효명세자를 모티브로 한 궁중 로맨스물이다.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조선시대 청춘들의 성장 스토리를 다룰 예정이다.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 드라마화와 함께 캐스팅 1순위로 손꼽혔던 배우인데, 그는 츤데레 왕세자 이영으로 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대사만으로도 격식이 묻어나는 근엄함부터 열아홉 청춘의 해맑은 장난기, 까칠한 성격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다고.
이에 제작진은 "소년 이미지에서 탈피해 배우로 성장해온 박보검이 온갖 딜레마를 극복하고 진정한 군주로 성장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잘 표현해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대감을 더했다.
그간 드라마 속에서 아역 혹은 조연으로 활약을 많이 해왔던 박보검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으로 주연이라는 왕관을 쓰게 됐다. 그것도 첫 로맨스 사극 도전이니 그의 어깨가 상당히 무거울테다. 이미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이미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임을 입증한 박보검이 과연 주연의 무게를 이겨내고 '꽃군주' 흥행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관심이 더해진다.
#. 이준기
이준기는 오는 8월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보보경심: 려'에서 왕소 역을 맡아 막바지 촬영에 한창이다. 왕소는 '개늑대'라는 별명을 가진 고려 태조 왕건의 넷째 황자로, 차가운 가면 속에 자신을 가둔 채 살아가던 중 해수(아이유 분)를 만나 뜨겁게 사랑하며 고려의 4대 황제 광종이 되는 인물이다.
'보보경심: 려'는 한류스타 이준기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괜찮아 사랑이야'를 연출한 김규태 감독이 만났다는 점만으로도 제작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아왔던 작품. 여기에 아이유,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백현, 지수 등이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YG엔터테인먼트와 미국 NBC유니버설이 투자를 결정하면서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특히 이준기는 '왕의 남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극에서 명품 연기력을 뽐내온 '사극 끝판왕'. 그렇기에 이번 '보보경심:려' 역시 이준기만의 남다른 해석과 매력이 담긴 사극 연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보보경심: 려'는 총 20부작 중 16회까지 대본이 나온 상태로, 빠르면 이번 달, 늦어도 내달 초까지는 모든 촬영을 마친 뒤 본격적으로 방송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미 동시방영될 중국에서는 6분 길이의 '보보경심: 려' 예고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는데, '역시 김규태'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화려하면서도 웅장한 스케일과 아름다운 영상으로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 이민호
이민호는 오는 11월 SBS에서 방송되는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전지현과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로써 이민호는 '상속자들' 이후 약 3년 만에 SBS 드라마로 복귀를 하게 된 셈이다.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집필을 맡은 '푸른 바다의 전설'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로맨스 드라마로, 조선시대 설화집, 어우야담에는 실존인물인 협곡 현령 김담령이 어부가 잡은 인어들을 바다로 다시 돌려보내주었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지금껏 드라마 속에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던 인어를 소재로 하는 드라마인만큼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은 적지만, 박지은 작가가 작품 구상 초기 단계부터 전지현과 이민호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했기에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가 완성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여기에 연출을 맡은 진혁 PD는 이미 이민호와 '시티헌터'에서 한 차례 작업을 한 바 있는데, 당시 진혁 PD는 이민호의 탄탄한 연기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열정을 칭찬한 바 있다. 이에 두 사람의 재회 역시 기대를 모으는 요소로 손꼽힌다. /parkjy@osen.co.kr
[사진] OSEN DB, 각 드라마 제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