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봐도 예쁘고, 웃으면 더 예쁜 그녀. 그런데 우는 모습까지도 예쁘다. 분명 눈물을 흘리게 되면 평소보다 못 생겨져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 우는 모습까지 예쁘니, 이건 뭐 불공평해도 이렇게 불공평할 수가 없다.
서현진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 연출 송현욱)에서 동명이인의 잘난 오해영(전혜빈 분) 때문에 인생이 제대로 꼬인 '그냥' 오해영을 연기하고 있다. 결혼 전날 약혼자인 한태진(이재윤 분)에게 "밥 먹는 게 꼴보기 싫어졌다"는 이유로 파혼을 당했는데, 이 때문에 매일 괴로워하던 오해영은 우연인지 운명인지 몰라도 옆집 남자가 되어버린 박도경(에릭 분)과 가슴 절절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 드라마는 동명 오해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라고 소개되고 있는데, 사랑 앞에 흔들리는 여자와 남자의 심리를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이는 곧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로 손꼽히는데, 거듭된 오해 속 이들이 보여주는 말과 행동들은 우리가 꼭 사랑을 할 때 한 번쯤은 해봄직한, 혹은 상상이라도 했음직한 것들이라 몰입감이 상당하다.
이 덕분인지 '또 오해영'은 12회까지 방송된 지금까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 유료플랫폼 기준 전국 가구 시청률에서 평균 9.9%, 최고 10.6%를 기록하며 역대 tvN 월화드라마 중 독보적인 시청률 1위에 올라선 것. 특히나 여성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데, 이 중심에는 '그냥' 오해영 서현진이 보여주는 놀라운 열연이 있다.
사실 '그냥' 오해영은 짠내 폭발하는 캐릭터다. 어떻게든 자신에게 트라우마를 안긴 '예쁜' 오해영에게 맞서고자 하지만 번번이 실패. 학창시절과 직장 생활에서도 모자라 사랑까지 '예쁜' 오해영으로 엉망이 되어버린 '그냥' 오해영에겐 눈물이 필수 조건이 되어 버렸다. 눈물을 흘리지 않는 회차가 없을 정도로 서현진은 오해영이 받았을 상처와 슬픔을 고스란히 눈물 속에 담아내 시청자들의 눈시울까지 붉히게 만든다.
내숭 하나 없이, 망가지면 망가지는대로 온 감정을 모두 쏟아내는 서현진의 연기는 오해영이라는 캐릭터에게 짠한 감정을 느끼고 응원하게 하는 힘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서현진의 눈물 연기는 '어쩜 저렇게 예쁘게 울까'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단아하고 청초한 느낌을 풍긴다. 평소에도 깨끗한 이미지의 소유자이긴 하지만,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서현진이 보여주는 분위기는 그 어떤 여배우도 넘어설 수 없는 독보적인 매력이 가득하다.
이는 '또 오해영' 뿐만 아니라 전작인 tvN '식샤를 합시다2'에서도 종종 포착이 되곤 했다. 자신감이 바닥까지 내려앉았던 백수지(서현진 분)는 구대영(윤두준 분)의 따뜻한 위로에 생각지 못했던 감동을 받았는데, 그 때 서현진이 보여준 눈물은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명장면으로 여겨진다. /parkjy@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