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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반응이 가장 궁금해요."
제69회 칸 영화제에서 상영회를 통해 처음으로 '아가씨'를 선보인 후 감독과 배우, 관계자 및 기자를 불문하고 일제히 나눴던 말이다. 그만큼 '아가씨'는 새로운 영화였고, 한국 관객들의 반응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
지난 1일 개봉한 '아가씨'는 현재 273만 7,957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박스오피스 순위는 지난 9일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에 단 한 번 빼앗긴 것만 빼면 개봉 이래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애초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를 "상업적인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칸 영화제 수상에 대해서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이는 그가 그만큼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게 조금 더 쉽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공개된 영화는 아니나다를까 "친절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가씨'가 이전 박찬욱 감독의 영화와 다른 지점은 반전의 재미가 있는 3막 형식의 이야기 구조와 '해피엔딩'에 가까운 장난스럽고 유쾌한 결말, 곳곳에서 터지는 유머 등이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조금 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또 초기 '복수 3부작'을 채웠던 핏빛 액션이나 이후 '박쥐', '스토커' 등에서 선보인 우울한 기운이 많이 줄어든 점, 대신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화 같은 느낌의 미장센 등도 한층 관객 친화적이다.
그렇다 해도 역시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색깔이 강하게 들어가 있는 영화다. 변태적 취미가 있는 코우즈키(조진웅 분)와 그에게 이용 당하는 히데코(김민희 분)에 대한 자세하고 긴 묘사, 조진웅과 하정우의 마지막 지하실 시퀀스에서 마치 박찬욱 감독표 영화의 인장인 듯 등장한 기괴한 동물과 잔혹한 장면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동성애를 소재로 한 점은 한국 사회에서만큼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문제였다. 사회적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해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성애 관련 문제, 특히 영화에서의 동성애 '베드신'에 대한 평가는 어떤 반응이 나올 지 예상할 수 없는 문제였다.
놀라운 것은 박찬욱 감독이 변한 만큼 관객들 역시 변했다는 점이다. '아가씨'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더 호의적이다. 소재에 대한 논란은 없었고, "재밌다"는 반응이 많았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 갈렸지만, 개성있는 한 편의 영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국은 세계 영화 시장 규모 7위에 오를 만큼 영화를 사랑하는 나라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만이 아닌, '다양성 영화'라 불리는 여러 색깔의 영화들이 심심찮게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오르며 사랑 받는다. 이는 한국 관객들이 그간 다양한 소재와 내용의 작품들을 접했고 이를 통해 한층 성숙한 시각을 갖게 됐다 해석할 만한 여지를 준다. '아가씨'에 대한 반응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현상이다. /eujene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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