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즈’를 보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고현정과 조인성의 애절한 사랑 때문이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고현정과 고두심 모녀의 스토리에 점점 집중할 수밖에 없다.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 현실적인 모녀의 얘기이기 때문.
고현정과 고두심은 tvN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애증의 모녀 관계에 놓인 엄마 장난희와 딸 박완 역할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데, 이들의 얘기가 마치 내 얘기인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노희경 작가는 더하거나 덜어내는 것 없이 현실 그대로의 모녀 얘기를 그려내고 있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인생드라마’라고 불릴 정도로 우리의 리얼한 삶을 담았다. 꼰대라고 불리는 시니어들의 일상부터 세대 간의 갈등까지 노희경 작가가 그만의 사람 냄새나는 섬세한 필력으로 흥미로우면서 감동적으로, 공감할 수 있게 그리고 있다.
특히 이 드라마는 장난희와 박완 모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데 드라마의 주시청자층이라고 하는 30대 이상의 시청자들에게는 가슴 깊이 진하게 다가오는 스토리일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방송이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한 것도 모녀 스토리의 영향이 있었다고 보인다.
이날 방송에서 딸 걱정만 하는 엄마, 가장 만만한 엄마에게 모든 잘못을 돌리고 탓하는 딸, 그리고 마음과 다르게 서로에게 상처 주는 모녀. 장난희와 박완의 중심에 있는 사건은 낯설지 몰라도 두 사람이 풀어가고 있는 얘기는 친숙했다.
완은 서연하(조인성 분)와 이별한 원인을 엄마에게서 찾으며 과거 난희가 자신과 죽으려고 했던 기억까지 꺼내면서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끼어들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는 난희가 약을 먹였을 때부터 자신의 인생은 엄마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면서 난희 때문에 서연하를 버렸다고 원망했다.
하지만 완이가 연하와 헤어진 이유는 장애인이 된 삼촌 때문이었다. 삼촌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하는 걸 보고 연하와의 결혼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완이는 자신의 속상한 감정을 모두 엄마 탓으로 돌리며 상처를 줬다.
그렇게 서를 향해 가시돋힌 말들로 상처를 줬지만 그래도 완이와 난희는 모녀였다. 어색해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며 화해한 두 사람. 딱 우리네 엄마와 딸의 모습이었다. 이들 모녀가 너무 현실적이라 답답한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완이와 난희 모녀를 보며 가슴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고 엄마와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보는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이 우리가 ‘디어 마이 프렌즈’를 보는 이유다. /kangsj@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