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 쉬운 게 없다. 그간 쌓아왔던 엄마에 대한 상처를 토해냈고, 드디어 화해까지 하고 조인성에게로 달려갔는데 그 갈등 봉합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너무나 현실적이라 짠하고 아팠던 고현정의 사랑은 언제쯤 찬란하게 빛이 날 수 있을까.
고현정은 tvN 10주년 특별기획 금토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에서 장난희(고두심 분)의 외동딸인 박완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프리랜서로 일어 번역 작가 일을 하는데, 유럽 유학 중 다섯 살 연하 작가인 서연하(조인성 분)과 사랑을 나눴다.
늘 당당하고 쿨해보이는 박완에게도 아픔은 존재한다. 아빠의 불륜으로 평생 고통받고 살아가는 엄마 난희 때문에, 그리고 자신에게 프러포즈를 하러 달려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가 생긴 연하 때문에 박완은 늘 괴롭기만 하다.
그리고 지난 10일 방송된 9회에서 박완은 과거 엄마가 자신과 함께 죽으려고 했던 사건을 끄집어내며 원망을 터트렸다. 연하를 버리게 된 이유가 엄마 때문이라는 것과 함께. 하지만 박완은 잘 알고 있다.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지우기 위해 엄마 탓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걸.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엄마 탓이야"라고 하는 박완과 그런 그녀를 안고 슬퍼하는 장난희의 모습 위로 덧입혀지는 고현정의 내레이션은 그 자체로 안방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또한 다음 날 아무렇지 않게 엄마를 대하면서도 "연하와 헤어진 거 엄마 탓 아니다"라고 고백하는 장면 역시 고두심의 미안함이 어린 표정과 엄마의 상처에 반창고를 붙여주는 고현정의 모습까지 더해져 찡한 감동을 안겼다.
방송 말미 박완은 서연하에게로 달려갔다. 무려 3년만의 재회였다. 예고편에서는 서연하의 집 앞에 서서 벅찬 표정을 짓는 박완의 모습까지 공개가 됐는데 제작진에 따르면 서연하는 박완의 기대만큼 그녀를 반겨주지 않는다고. 두 사람이 사고 이후 묵인했던 오랜 갈등과 애매한 관계를 정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엄마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면서까지 너무나 먼 길을 돌고 돌아 다시 진정으로 원하던 자리로 돌아오게 된 박완. 그녀의 사랑이 웃을 수 있는 날은 과연 언제일까. /parkjy@osen.co.kr
[사진] '디마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