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까지 등판했다. 이혼 후 당당한 삶과 사랑을 찾아 가던 차였던 바. 전 남편의 시한부 소식을 듣고 어찌 마음 편히 자신의 길을 가겠는가. ‘가화만사성’ 김소연의 웃음은 언제 볼 수 있을까.
김소연은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강인)에서 봉해령 역으로 눈물의 여왕에 등극했다. 아들은 죽고, 시어머니의 등쌀에, 남편은 바람을 폈다. 이런 기구한 운명에 늘 안방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뜻이 어떤 것인가.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이 아닌가. 많은 집에서 가훈으로 쓸 만큼 따뜻한 말이지만, 실제 ‘가화만사성’ 안에서 가정은 어느 곳 하나 웃음이 만연한 곳이 없다. 어느 곳은 어머니가, 어느 곳은 아버지가, 어느 곳은 자식이 말썽이다.
해령은 앞선 지독한 풍파를 모두 겪고, 드디어 새 삶을 살기 위해 나섰다. 과거의 인연들과는 완벽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던 중 전 남편인 유현기(이필모 분)가 시한부로 밝혀졌다. 수술을 안 하면 6개월, 수술을 해도 1년밖에 살지 못하는 것.
게다가 이 사실은 해령과 마음을 나누고 있는 서지건(이상우 분)으로부터 밝혀졌다. 익명의 환자였기 때문에 아직 현기라는 사실을 모르지만, 이건 시간문제일 뿐이었다.
이제 겨우 웃음을 찾아가나 했더니 자신이 몰고 가던 차는 현기의 모친 때문에 교통사고가 났고, 지건의 외과의사 생명은 끝이 났다. 죄책감에서 벗어나려고 하기 무섭게 이번에는 자신에게 미련을 갖고 있는 현기가 시한부가 됐다. 심성이 고운 해령의 캐릭터를 감안하면, 그녀는 또 현기를 안타까워할 것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언제쯤 해령은 해맑은 웃음을 찾을 수 있을까.
이 가운데서도 빛나는 건 김소연의 마음을 울리는 연기력이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해령에게 몰입하게 하는 공감의 힘은 김소연이라는 배우의 오래된 연기 내공의 힘이다. 그렇게 해령에 빠져들다 보니 진심으로 극중 캐릭터의 꽃길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 besodam@osen.co.kr
[사진] '가화만사성'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