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를 받은 나쁜 남자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필수 무기가 됐다. '가화만사성' 뇌종양 진단을 받은 이필모는 여성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캐릭터였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극본 조은정, 연출 이동윤) 32회에서는 윤현기(이필모 분)가 악성 교모세포종 진단을 받으면서 과거 봉해령(김소연 분)에게 잘못했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후회했다. 후회의 눈물을 흘리며 이제라도 봉해령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려 했다.
많은 드라마에 필수 요소처럼 등장하는 시한부 콘셉트. '가화만사성' 역시 빗겨가지 않았다. 진부한 소재일 수 있지만 분명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낸 것은 사실이다. 뇌종양 진단을 받은 유현기는 그를 '악역'이라고 욕하던 시청자들마저 사로잡는 애틋한 눈빛 연기를 보여줬다. 봉해령과의 행복했던 추억에 촉촉하게 젖은 눈가, 죽은 아들을 생각하면서 흘리는 눈물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자신이 악성 교모세포종이라는 사실을 안 유현기는 치료와 수술을 택하지 않았다. 아들의 기일이 지나기 전에 사과하러 가기 위해 위험한 상황에서도 운전을 했다. 아들 앞에서 후회의 눈물을 흘렸고, 집에서는 어머니 장경옥(서이숙 분)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살가운 아들이 되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애틋했던 것은 역시 봉해령이었다. 과거 봉해령에게 조심스럽게 프러포즈하던 것을 회상하면서 두 사람의 추억에 젖었다. 봉해령에게 잘해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오열했다. 많은 드라마에서 비슷하게 사용되고 있는 시한부라는 소재지만, 이필모를 빛나게 해주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이필모의 연기가 시청자들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아련한 눈빛은 방송 후 시청자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그동안 그가 불륜을 저지르고 봉해령에게 무심하고 냉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는 유현기의 모습을 연기하는 이필모의 강렬하고 아련한 눈빛, 눈물 연기는 단연 압권이었다. 시한부 선고가 아무래도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최고의 필살기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