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화'는 분명 이병훈표 사극 그 자체다. 비슷하게 등장하는 조연 배우들도 그렇고, 사건과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 배우들의 연기만 봐도 연출자 이병훈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옥중화'는 어쩐지 재미를 찾을 구석이 별로 없다. 분명 동시간대 1위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답답한 전개가 요즘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을 얻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최정규) 13회에서는 윤태원(고수 분)이 역모죄 누명을 쓰고 고문을 받던 중, 결국 윤원형(정준호 분)의 도움으로 풀려났다. 하지만 정난정(박주미 분)의 악행을 밝히지는 못하고, 다시 한 번 정난정에게 당했다.
윤원형은 공재명(이희도 분)으로부터 윤태원이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듣게 됐고, 정난정에게 윤태원을 풀어주라고 하면서 갈등이 생겼다. 풀려난 윤태원은 옥녀(진세연 분)와 함께 명선을 만나 김씨부인(윤유선 분)을 독살하라고 지시한 사람을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정난정 쪽이 빨랐다. 명선이 진실을 밝히려는 순간, 화살을 맞게 된 것. 또 다시 정난정의 승리로 보였다.
'옥중화'는 분명 흥미로운 요소도 많은 작품이다. 사극의 대가 이병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이미 수많은 사극을 흥행시킨 노하우가 있었다. 화려한 출연진들까지, 어떻게 보면 실패할 확률이 더 적었던 작품이긴 하다.
하지만 좀처럼 몰입도 높은 재미를 찾기는 쉽지 않다. 특히 '옥중화'의 답답한 전개가 시청자들을 흥미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인공들이 위기에 처하는 방식이 비슷하다. 누명을 벗으면 또 다시 누명을 쓰고, 뭔가 밝혀지려고 하면 또 다시 당하는 식이다. 50부작에 담아내는 이 같은 답답한 전개는 오히려 피곤함만 준다는 반응도 있다.
특히 최근 드라마들이 빠른 전개와 시원한 대사 등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과 다른 모습이라 더 흥미를 끌어내지 못하는 것. 시청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지만, 이슈메이킹 면에서는 분명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가 우위에 있다. 몰입도 높은 쫀쫀한 재미가 아닌, 50부작을 이끄는 느긋한 전개는 오히려 독이다. /seon@osen.co.kr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