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예능 ‘비정상회담’의 중심축을 이루는 11명의 각국 대표들 가운데 알베르토와 기욤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이 모두 떠난다. MC 전현무, 유세윤, 성시경은 그대로 자리를 지키지만 오는 20일 방송부터 새롭게 투입된 각국 정상들이 대체한다는 제작진의 발표가 전해졌다.
지난 2014년 7월 첫 방송을 시작했을 땐 앞서 2010년 방송됐던 KBS2 예능 ‘미녀들의 수다’의 남자 버전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각국 남성들의 시각으로 한국 문화를 신변잡기적으로 풀어낼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던 것.
하지만 ‘비정상회담’은 젊은 세대의 멘탈까지 뒤흔들어놓을 만큼 신선했다. 2030세대 청년들이 직면한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이 보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어느 나라 사람이나 느끼는 이야기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매 회 주제를 달리해 한국과 자국 문화를 차이를 명확히 설명했다.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외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앞장선 것이다.
더불어 한국 사람들이 가진 선진국과 후진국에 대한 선입견을 해결해줬다. 한국인들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가 사람들에게는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고 존중해왔다. 반면 경제적으로 한국보다 어려운 나라의 경우에는, 우리가 그들을 가르쳐야하고 보살펴줘야 하는 존재로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비정상회담’은 나라 간의 순위를 매기지 않고 평등하게 여겼다. 한국인들이 인종이나 언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스타의 탄생이다. 이제 예능에서 외국인을 발견하는 건 그다지 신기하지 않은 일이 됐다. 한국 연예인들이 외국에 진출하는 요즘, 외국 스타가 한국 예능에 출연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터. 방송 전 중국어학원 강사였던 장위안은 방송 후 높은 인기를 얻어 국내 연예 기획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방송인으로서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됐다.
또 샘 오취리는 MBC 예능 ‘진짜 사나이’의 멤버로 발탁돼 한국의 군대를 체험했으며, 미국 출신 타일러는 논리적인 한국어와 사고 체계를 가진 덕분에 tvN 예능 ‘뇌섹시대-문제적 남자’의 고정 멤버로 출연 중이다.
예능을 단순히 TV 프로그램이 아닌 문화 유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안으로 외국인을 품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외국 스타들이 ‘비정상회담’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감하며, 솔직하고 진지한 대화를 이어나가길 기대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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