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바이브가 이선희에게 재도전했다.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니었겠지만 바이브는 과감하게 그것을 해냈다. 재도전에 대한 특별한 규정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그 경계를 허물면서 다른 뮤지션들도 얼마든지 재도전을 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판타스틱 듀오(이하 '판듀')'에서는 김민종과 젝스키스 그리고 바이브가 출연했다. 이날 김민종과 바이브는 함께 무대를 꾸밀 듀오를 선정했다.
바이브의 재도전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경연 형식을 취한 프로그램에서 승부에서 진 뒤에 재도전하는 것이 놀림거리가 되는 상황에서 도전 정신이 없다면 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이선희가 5연승을 하면 프로그램을 떠나는 상황에서 이선희를 꺾을 기회는 지금밖에 없기에 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과정이야 어찌 됐던 바이브가 재도전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로써 과거에 출연했지만, 이선희의 벽에 가로막혔던 전설적인 가수들이 다시 한 번 ‘판듀’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판듀’를 만드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섭외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게 된 것이다.
바이브는 단순히 명분과 도전을 위해서 재도전을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이날 바이브와 함께 호흡을 맞출 ‘열네 살 고음 대장’은 물론 후보에서 아쉽게 탈락한 ‘백반집 마틸다’와 ‘딴따라 도넛’까지 기존 가수 못지않은 노래 실력과 감정표현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 어떤 누구와 듀오가 되더라도 예진 아씨 못지않은 매력을 뽐낼 것으로 보였다.
최연소 출연자인 ‘열네 살 고음 대장’ 윤민서는 어린 나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고음과 감성으로 노래에 천부적인 재능을 뽐냈다. 과연 작곡에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춘 바이브와 만남을 통해 어떤 괴물 같은 무대를 만들어낼지도 궁금해진다.
바이브가 재도전이라는 초강수를 꺼낸 가운데 5연승을 앞둔 이선희도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다. 이선희는 노래는 물론 랩까지 소화하는 파격적인 모습으로 거침없이 4연승을 했다. 전설들의 치열한 대결로 행복해지는 것은 시청자들이다./pps2014@osen.co.kr
[사진] '판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