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의 드라마 복귀작 '대박'에서 장근석이 보여준 연기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가 얼마나 이를 갈고 '대박' 속 대길이라는 역할에 몰입했는지를 단번에 알수 있게 한다.
장근석은 SBS 월화드라마 '대박'(극본 권순규, 연출 남건)에서 왕의 잊혀진 아들 대길 역을 맡아 24부작 팩션 사극을 이끌고 있다.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장근석이 그간 이 드라마를 통해 보여준 연기적인 성장과 열정은 과히 칭찬받아 마땅하다.
왕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어쩔 수 없이 버려져야 했던 대길은 그 어떤 위기도 모두 뛰어넘고 살아남은 천운의 남자다. 갓난아기 때부터 가슴에 화살을 맞고 절벽에서 내던져졌어도 살아났으며, 백만금(이문석 분)의 기지로 숙종(최민수 분) 앞에서도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 같은 상황은 장성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장근석은 대길의 운명에 맞게 상상을 초월하는 역대 최고의 생고생을 불사해야 했다. 첫 등장부터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사고를 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더니 아버지를 죽인 원수 이인좌(전광렬 분)에게 팔다리가 부러지도록 두들겨 맞았고, 칼까지 꽂힌 채 낭떠러지에 떨어졌다.
이후 노비로 팔려가 멍석말이를 당하고 똥통에 빠졌으며 갯벌 한 가운데에 얼굴만 내놓고 처박힌 채 게를 우걱우걱 씹어먹었다. 급기야 굶주림에 살아있는 뱀까지 물어 뜯어먹어 모두를 경악케 만들었다. 이쯤되니 '극한 직업'이 아닐수가 없다.
그 누구라도 쉽지 않았을 연기다. 그럼에도 장근석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완벽히 대길에 빙의, 그간 차곡차곡 쌓아온 연기 내공을 터트렸다. 오히려 장근석은 걱정하는 제작진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을 하며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었다고. 이 같은 장근석의 노력 덕분에 갯벌신은 꽤 즐거운 분위기를 이뤘고, 뱀을 먹는 장면 역시 큰 무리 없이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주연 배우로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이고, 현장 모든 이들을 챙기고 배려하는 인품까지 훌륭하다는 것.
'대박'의 연출자인 남건 PD는 이 같은 장근석의 열정에 "참 대단한 배우이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언제나 열심이며 눈빛을 빛낸다. 배우, 스태프들에게 깍듯하고 예의 바른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극찬을 전했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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