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가족 영화 '정글북'이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2위 그룹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하는 중이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4위로 내려앉았다. 올 봄 내내 극장가를 맴돌았던 귀기와 가학, 어둠의 기운이 물러나고 가족끼리 오손도손 볼 수 있는 착한 영화가 깃발을 잡은 셈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정글북'은 12일 하루 동안 36만2810명 관객을 동원해 누적 85만1854명을 기록했다. 지난 9일 개봉 이후 압도적인 관객 동원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관객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그동안 19금 영화 홍수 속에 찌들었던 동심이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2위는 같은 날 막을 올린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으로 20만3717명 동원에 누적 67만2천명 수준. 세계적인 인기 게임을 모티브로 삼은 이 영화는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6월 박스오피스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18만8090명, 누적 313만1862으로 4위에 머물렀고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5만1569명에 666만9078명으로 5위에 랭크됐다. 두 영화는 같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지만 완전히 다른 장르의 성인물이다. '곡성'은 이미 소기의 성과를 충분히 거뒀지만 '아가씨'는 아직 배가 고픈 상태에서 '정글북'이란 암초를 만났다.
'정글북'은 모두가 흔히 알고 있는 '정글북' 이야기를 실사화 시킨 영화. 주인공 모글리를 제외하곤 모두 동물들이 등장하는 만큼, '정글북'의 무기는 정교한 CG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글리를 자식처럼 키워준 늑대 무리는 물론, 모글리의 친구 흑표범과 곰, 모글리를 위협하는 호랑이까지 모든 동물들은 마치 실제하는 동물처럼 생생하다.
'정글북'은 12세 관람가로 가족 관객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어드벤처가 '정글북'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이다. 정글북’은 1894년 영국의 소설가 J. 러디어드 키플링이 쓴 7개의 단편동화로써 대중이 흔히 알고 있는 모글리의 활약은 ‘모글리의 형제들’ ‘카아의 사냥’ ‘호랑이! 호랑이!’의 3가지 얘기를 엮은 것이다.
1967년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큰 인기를 끈 동명의 영화는 이제 최첨단의 기술의 덕으로 ‘라이브 액션’이라는 실사에 버금가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를 방불케 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영화는 소년 모글리(닐 세티)가 늑대들과 함께 정글을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며 시작된다. 다분히 시작부터 디즈니랜드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다이내믹한 즐거움을 주려는 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