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이 전문가 패널을 투입해 고민 의뢰자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주며 프로그램 신뢰도와 가치를 높였다.
지난 13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에는 트로트 가수 조아리와 매니저 역할을 하는 엄마가 출연해 서로의 고민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두 사람은 함께 행사를 다니면서도 늘 말다툼을 하며 신경전을 벌였는데, 그 정도가 꽤 지나쳐 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개된 VCR에서 조아리는 하루에도 몇차례나 행사를 다녔는데, 그 때마다 다소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고 이에 엄마는 거듭 잔소리를 해댔다. 이에 대해 조아리는 "엄마가 24시간 붙어서 잔소리를 하신다. 행사도 하루에 3번씩, 한달이면 120번씩 한다"고 말했다.
스튜디오에 함께한 정신과의사 양재진은 조아리의 표정에 대해 "엄마에게 매일 저런 잔소리를 들으면 표정이 그럴 수밖에 없다"며 "표정이 안 좋을 수밖에 없는 원인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가 매니저 역할을 하는 연예인 상담을 해 본 적이 있는데, 엄마들은 '자식을 위한 헌신'이라고 생각하며 대부분 집착 증세를 보인다"며 조아리의 꿈이라는 트로트 가수가 엄마의 꿈은 아니었지를 꼬집어 물어봤다.
조아리 역시 양재진이 지적한대로 엄마의 행동을 과도한 집착이라고 여겼고, 이는 곧 서로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게다가 엄마는 지난 해 10월 암 판정을 받았지만, 딸의 꿈을 위해 수술을 한 지 2주만에 행사에 따라다니며 명함을 돌리고 딸 홍보에 열을 올렸다.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않는 엄마의 모습은 걱정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조아리는 오히려 엄마의 그런 모습이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는 일이라며 짜증을 부렸다. 딸을 위해 헌신하는 엄마와 그런 엄마의 잔소리가 힘겨운 딸은 계속해서 대립했지만, 결국 진심은 그렇지 않음을 깨닫고는 눈물을 보였다.
방송 말미 양재진은 두 모녀를 위해 피와 살이 되는 송곳 같은 조언을 해 또 한번 시선을 모았다. 그는 엄마에게 "몸이 안 좋으면 마음도 약해진다. 딸을 위해 희생을 했다고 생각하면 보상심리가 따라온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데 너는 왜 말을 안 듣냐 하면서 더 화가 나고 더 서운할 수 있다. 둘의 관계가 더 안 좋아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딸에게는 절실함이 필요하다. 엄마가 다 해주니까 절실하지 않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고마움 모르는 딸과 딸 못 믿는 엄마다"라고 두 사람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무언지, 또 어떤 부분에서 노력을 해야하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줬다.
그간에도 '동상이몽'에는 고민 의뢰자의 상황에 알맞는 패널들이 대거 출연해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을 해주곤 했었다. 직접적으로 고민을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의견을 전하며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것. 특히나 양재진의 출연은 객관적이고 날카롭게 상황을 직시하고,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parkjy@osen.co.kr
[사진] '동상이몽'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