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직…미래는 바꿀 수 있습니다."
tvN 드라마 '시그널' 속 조진웅(이재한 역)은 말했었지 "미래는 바꿀 수 있다"고. '또 오해영' 시청자들도 입모아 말하지, "미래는 바꿀 수 있다"고.
이는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츤데레남' 박도경(에릭)의 아주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 오해영(서현진)과 끝까지 가보자고, "사랑한다"고 힘들게 입을 연 그가, 보이던 미래 그대로 차에 치인채 피투성이가 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니깐.
특히 이 모습은 앞서 '시그널'에서 이재한 형사의 죽음이 끝내는 생존으로 바뀐 결말을 이끌어냈던 당시의 분위기와도 흡사하다. 많은 이들은 '박도경'이 그저 살아있는 채로 오해영과 해피엔딩을 맞길 염원하는 것. 물론 이미 박해영 작가가 짜놓은 스토리를 이제와서 바꾸라는 이야기가 아닌, 그저 단순한 애청자의 애교섞인 바람 차원에서다.
지난 13일 방송된 '또 오해영'은 도경과 해영의 재회와 포옹, 그리고 입맞춤으로 모두의 갈증을 해소시켰던 회차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인상깊었던 장면은, 바로 도경이 봤던 미래가, 도경이 바꾼 말과 행동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해영은 태진(이재윤)의 손을 잡지 않았고, 도경에게 컵을 던지지도 않았다. 그리고 결국 마음을 돌려 뛰어와 포옹했다.
이는 앞서 도경이 진상(김지석)을 위험에서 구해내는 장면에서 한 차례 경험했던 일이었지만, 이날 해영과의 관계를 통해 분명 확실하게 '미래는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 됐다.
이제는 도경이 수차례 구간반복해 보고 있는 교통 사고 후 죽음 직면이라는 순간이 변할 차례다. 물론 이대로 도경이 죽는다고 해도, (충격은 있겠지만) 이를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인 것 확실하다. 다만, 박해영 작가가 모든 이야기를 허투루 쓰지 않고, 미세한 복선과 인물들을 촘촘하게 배치해 이야기를 풀어왔던 것을 감안한다면, 도경과 해영의 해피엔딩 역시도 허황된 꿈은 아니지 않을까. 작가의 전작을 살펴봐도 그렇듯 말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만에 하나, 새드엔딩을 고집해야겠다면 '새드엔딩'의 끝판왕 '지붕뚫고 하이킥'을 가뿐히 넘어설 수 있게 더욱더 충격엔딩으로 마무리짓고, 차라리 두고두고 회자되었으면 하는 욕심도 없지는 않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