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tvN이 일주일을 모두 점령할지도 모르겠다. 금토 예능과 드라마를 통해 지상파를 위협하는 두각을 나타냈던 tvN이 ‘또 오해영’으로 다시 한 번 신드롬급 인기를 끌면서 월화극마저 점령했다. 시간대는 다르지만 화제성을 ‘또 오해영’으로 확 끌어당기면서 10시대 지상파 삼사(SBS, KBS MBC)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 모습이다.
tvN의 반란은 금토를 꽉 잡으면서 시작됐다. 예능과 드라마 모두 성공작을 만들어냈고, 틈새를 공략했던 시간대는 이제 tvN의 아성에 아무도 당할 재간이 없는 모양새다. 먼저 지난 2014년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미생’이 금토 오후 8시 30분 방송을 시작하면서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시그널’, ‘기억’, ‘디어 마이 프렌즈’까지 비슷한 시간대에 많은 화제작을 낳았다.
금요일 밤은 나영석의 영역이다. ‘신서유기’,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 등 실험적인 예능을 차례로 선보이면서 ‘불금’을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 특히 지상파에서는 쉽게 시도하지 못한 시즌제를 통해 콘텐츠를 계속해서 질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도 무서운 지점이다.
케이블 채널의 시청률은 1%대라는 것은 옛말이 됐다.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을뿐더러 화제성 역시 지상파를 뛰어넘었다. 미디어를 소비하는 플랫폼이 다양화된 시대에 화제성 역시 드라마의 인기를 판단하는 중요한 수치. 시청률만큼이나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 됐다.
월화극 역시 지상파 삼사의 시간대를 피해 오후 11시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역전된 모습이다. tvN 월화극의 비상으로 오히려 지상파 월화극의 화제성이 떨어진 모습. ‘응답하라 1997’을 시작으로 ‘치즈인더트랩’, ‘피리부는 사나이’, ‘또 오해영’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특히 현재 방송 중인 ‘또 오해영’은 그동안 tvN 월화극을 통틀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고, ‘미생’이 보유하고 있던 시청률을 넘어 tvN 드라마 역대 4위에 올랐다. 게다가 계속해서 탄력 받고 있는 인기를 가늠하면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터넷 화제성을 보여주는 콘텐츠파워지수는 이미 3주 연속 1위를 수성했다. 올해 초 뜨겁게 사랑받은 KBS 2TV ‘태양의 후예’ 인기의 바통을 이어 받은 건 다른 드라마도 아닌 tvN의 ‘또 오해영’이라는 분석이 대다수다.
시청률만 좇던 지상파 드라마는 10%를 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 실험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았던 tvN 드라마와 예능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나영석 PD, 신원호 PD, 김원석 PD 그리고 김은희 작가, 노희경 작가, 김은숙 작가 등 실력 있는 스타 제작진들이 tvN 행을 택하고 있고, 배우들 역시 채널과 상관없이 작품성을 보고 작품을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 시청자들도 이 흐름을 누구보다도 빨리 따라가고 있다.
월화극마저 tvN이 화제성을 빨아들이면서 지상파의 파이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지상파의 위기론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시청률만 좇는 것이 아닌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이 먼저 시급하다. / besodam@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