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음을 수식하는 단어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믿보황’이다. 믿고 보는 황정음을 줄인 말이다. 배우 이름만으로도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이런 깊은 믿음은 한 순간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동안 시청자들에게 믿음을 줬기 때문이고, 그래서 배우에게는 마치 훈장만큼이나 소중한 말이 바로 이 ‘믿고 본다’는 말이다.
황정음의 연예계 데뷔는 걸그룹 슈가로부터 시작됐다. 사실 그녀가 걸그룹 출신이었다는 걸 알면 깜짝 놀라는 사람도 많다. 그만큼 주연배우로 우뚝 설 때까지 차근차근 연기력을 쌓아왔고, 시청자들로부터 ‘믿보황’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것이다.
연기자로서 첫 두각을 나타낸 작품은 두 말할 것도 없이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2009)이다. 지방 서운대를 재학 중인 황정음 역으로 출연해 발랄한 여대생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줬다. 특히 망가질 땐 확실히 망가질 줄 아는 ‘로코퀸’은 이때부터 태동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이지훈 역의 최다니엘과 정준혁 역의 윤시윤과의 케미스트리(조합) 역시 양쪽 커플을 다 지지하게 만들 만큼 팽팽했다. 누구와 붙어도 어울리는 황정음의 진가가 이때부터 시작됐던 것. 그녀의 스타일링 역시 여성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는데, 이때부터 황정음은 훈훈한 여대생 스타일의 정석이자 20대 여성들의 ‘워너비’로 등극하기도 했다.
SBS 드라마 ‘자이언트’(2010)에서는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당시 주인공 커플은 따로 있었으나, 주상욱과의 놀라운 케미로 시청자들은 조민우(주상욱 분)와 이미주(황정음 분) 커플에 대한 뜨거운 지지를 보냈던 바 있다.
소처럼 일하는 배우답게 매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작품을 쏟아냈던 황정음. 2011년에는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로 안방극장을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이후 의학 드라마 MBC ‘골든타임’(2012)에서는 외과의사이자 상속녀인 강재인 역으로 출연했다. 생명의 존엄성을 최우선시하고 많은 의사들이 기피하는 중증 외상환자를 돌보는 진정한 의사로 성장하는 스토리가 마니아들을 낳았다.
황정음의 멜로 작품을 살펴봤을 때 인생작으로 단연 꼽을 작품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지난 2013년 방송된 KBS 2TV ‘비밀’이다. 황정음은 지성과 지독한 사랑을 연기하며 ‘눈물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당차고 밝은 캐릭터뿐만 아니라 애절한 멜로도 그녀의 주전공임을 확인한 작품이었다.
그런가하면 같은 해 방송된 SBS ‘돈의 화신’에서는 뚱뚱한 외모로 분장하는 등 연기 열정을 불태우며 또 다른 상속녀 캐릭터인 복재인을 연기했다. 이듬해 방송된 SBS 드라마 ‘끝없는 사랑’에서는 한 사람에게 이렇게 시련이 닥칠 수도 있나 싶을 정도로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모가 많았을 서인애 캐릭터를 연기했다. 시청자들은 서신애에게 완벽히 몰입, 함께 답답해하며 많은 눈물을 쏟았다. 연기를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황정음이었다.
지난해에는 두 편의 작품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MBC 드라마를 책임졌다. 바로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였다. ‘킬미, 힐미’에서는 주인공 차도현(지성 분)의 마음을 치유하는 오리진(황정음 분)처럼 시청자들에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했으며,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어릴 적 아름다운 미모에서 역변한 김혜진 역으로 출연해 로코퀸으로 인정받았다.
현재 황정음은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로 ‘믿보황’이자 ‘로코퀸’의 명성을 입증하고 있다. 류준열과의 케미는 물론, 황정음표 공감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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