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영화에는 등장할 때마다 신을 잡아먹는 조역들이 있기 마련이다.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이하 특별수사)도 마찬가지다. 박혁권, 오민석, 이한위까지 ‘특별수사’를 더욱 특별하게 완성한 신스틸러들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 박혁권 : 밉상 중의 밉상 양형사
양형사는 파트너였던 최필재(김명민 분)를 팔아먹고 출세를 선택한 치사한 인간이다. 그렇게 사랑하는 경찰을 떠나게 한 양형사를 최필재가 좋아할 리는 만무하다. 양형사와 최필재는 영화 시작부터 시원하게 맞붙는다. 필재가 순태(김상호 분)의 사건에 뛰어든 것도 양형사의 공(?)이 크다. 양형사와 최필재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장면의 마무리는 항상 최필재의 시원한 한 방이다. 그렇기에 양형사의 밉상 짓이 더욱 빛을 발했다.
◆ 오민석: 피도 눈물도 없는 차교위
권순태(김상호 분)를 죽도록 때린 바로 그 인물이다. 차교위는 DH 그룹의 사주를 받고 교도소 안에서 권순태를 감시하고 괴롭히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감정 없는 말투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희망을 부여잡고 있는 권순태에게 철저한 절망을 선사한다. 조각 같은 얼굴에 공허한 눈빛만으로도 무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tvN 드라마 ‘미생’이 발굴한 보석 같은 배우 중 한 명이다.
◆ 이한위: 도움 주는 것도 봉투 받는 것도 자연스러운 부검의
박 박사(이한위 분)는 최필재와 오랜 인연을 가진 부검의로 최필재를 음과 양으로 도와준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황당한 상황이나 우스꽝스러운 표정 없이도 부검실에서 최필재와 함께 나누는 대화만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박 박사의 능청스러움과 자연스러운 호흡의 코미디 연기는 정말 인정할 수밖에 없다.
◆ 최병모: 지질한 비리 검사의 표본
장 부장(최병모 분)은 소위 DH 장학생으로 부장 검사의 지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사모님(김영애 분)에 대한 충성심은 그 누구보다 높다. 돈과 권력을 지닌 사모님 앞에서는 철저하게 기지만 그만큼 부장검사라는 타이틀로 ‘갑질’하며 온갖 지질한 모습은 다 보여준다. 최병모는 낯선 이름이지만 얼굴을 보면 익숙한 신스틸러 중 한 명이다.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SBS 드라마 ‘용팔이’에서 비서실장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바 있다. /pps2014@osen.co.kr
[사진] '특별수사'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