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주인공 같았다. 버릴 캐릭터 하나 없이 극중 모든 인물이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매력적이었다는 평. 주연을 맡은 강예원과 진지희는 물론, 3명의 아빠 후보, 조연으로 잠깐씩 출연한 김현숙까지. 인물들의 개성이 확실하게 어필되면서 보는 재미가 극대화 됐다. KBS 2TV 4부작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제작 FNC엔터테인먼트)의 이야기다.
지난 14일 종영한 이 드라마는 조용한 섬 섬월도에서 과거의 스칼렛 오하라 양백희(강예원 분)가 신분 세탁 후 18년 만에 돌아온 이야기를 그린 코믹 가족극. 모녀간의 갈등과 아빠 찾기라는 소재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흥미를 자극하고 빠른 전개로 몰입감을 높이면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시트콤 같은 유쾌한 분위기와 적절한 감동코드, 궁금증을 자극하는 사연들이 하나 둘 공개하는 방식 등이 시청자들을 TV 앞에 묶어뒀는데, 특히 버릴 것 하나 없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향연이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보통은 주인공이나 주연급 배우들에게 매력이 ‘몰빵’되고 주변 캐릭터들은 서포트 역할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드라마는 특이하게도 모든 캐릭터와 배우들이 주인공 못지않은 강한 매력을 뽐냈다.
일단 주인공인 백희(강예분 분)와 옥희(진지희 분)의 캐릭터가 매력적. 기센 날라리 출신인 엄마와 그를 꼭 빼닮은 딸이 만들어내는 ‘케미’가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볼 때마다 으르렁대다가 결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모녀 관계가 풍성하게 살아난 바다.
옥희의 아버지였던 범룡(김성오)과 후보로 거론됐던 종명(최대철), 두식(인교진) 등 남자 캐릭터들도 ‘꿀매력’을 자랑하며 보는 재미를 더했다. 옥희를 자신의 딸로 생각하는 3명의 후보들은 그에게 애정을 쏟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각 캐릭터의 매력을 발산했는데, 이 과정에서 묘한 심리전도 만들어져 웃음을 자아냈다.
‘아빠 찾기’라는 소재도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첫 방송 이후 ‘한국판 맘마미아’라는 평이 쏟아진 것. 한 마디로 호평일색이었다. 옥희(진지희 분)의 진짜 아빠를 찾는 이야기가 스토리 전반에 깔리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섬 마을 3명의 아재들을 후보로 보여주고 과연 누가 옥희의 아빠일지 함께 추리해보는 방식으로 재미를 만들어온 바다.
이를 통해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낸 셈. 옥희의 아빠 찾기를 통해 각 인물들의 속사정과 사연들이 공개되면서 뭉클한 감동이 만들어졌다. 특히나 모녀간의 갈등과 해소, 백희와 범룡의 애틋했던 첫사랑과 애잔했던 사연 등이 극의 결말에서 강력한 한방으로 작용했다. 웃음 가득한 코믹극이었지만, 절대 가볍지만은 않았다는 이야기다.
한편 '백희가 돌아왔다'는 '동네 변호사 조들호'의 후속으로 4회 방송했으며, 오는 20일에는 새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가 전파를 탄다. /joonamana@osen.co.kr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