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시그널’에서 트라우마와 싸우며 처절하게 범인의 뒤를 쫓는 차수현 경위가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 김혜수가 이번에는 철없고 생각 없고 교양 없는 톱스타 여배우로 변신했다. 전작과 간극은 넓다. 김혜수는 연기력으로 그 간극을 가볍게 메웠다. 영화 ‘굿바이 싱글’(29일 개봉)에서 김혜수는 확실히 망가지고 시종일관 웃겨준다.
‘굿바이 싱글’은 어린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던 톱스타 고주연(김혜수 분)이 인기도 나이 어린 남자친구도 잃어가는 상황에서 상황을 반전하기 위해 상상 초월하는 임신 스캔들을 준비하면서 생기는 일을 다룬 코미디 영화다.
김혜수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택해오긴 했지만, 본격적인 코미디는 2013년 방영된 KBS 드라마 ‘직장의 신’ 이후 3년 만이다. 김혜수는 비슷한 코미디이지만 ‘직장의 신’에서 미스 김과도 전혀 다른 고주연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굿바이 싱글’에서 고주연은 여러모로 콤플렉스가 많은 인물이다. 오직 외모 하나로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기에 나이만 먹었지 연기 실력은 제자리다. 어린 시절부터 톱스타로 살아왔기에 안하무인에 자존심 상하는 상황을 참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없다. 여러모로 민폐를 끼치는 '진상'이다.
이런 배경을 가진 고주연은 하이톤의 목소리로 상황과 상관없이 무식하고 교양 없는 발언을 일삼고 폐를 끼친다. 그리고 이를 뒷수습하는 죽마고우 평구(마동석 분)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통해 큰 웃음을 자아낸다.
고주연과 김혜수 모두 톱스타의 삶을 살아오고 있기에 제작발표회나 기자회견 그리고 방송국에서 모습까지 모든 상황에서 한층 더 현실적인 연기를 펼친다. 배우로서 30년째 살아가고 있는 김혜수에게는 생활연기인 셈이다.
‘굿바이 싱글’은 과장되거나 유치하고 억지스러운 코미디가 아니라 주변 배우들과 호흡을 통해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웃음과 감동을 주는 김혜수의 내공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영화다./pps2014@osen.co.kr
[사진] '굿바이 싱글'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