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명문대'를 간다는 '엄마 친구 아들' 스타일은 아니다. 공부를 못하는 거로 1등을 한다면 10위 안에 들 수 있다. 아빠와 최근 무슨 추억을 쌓았는지 보다 여자친구와 만난 날을 더 잘 기억하는 청년, 공부보다 힙합뮤직에 빠져사는 , 그렇다고 빈지노처럼 수려한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닌, 바로 MC그리의 이야기다.
김구라 아들 김동현이 힙합 뮤지션 MC그리로 거듭나 귀여웠던 유년시절과 달리 성숙해진 면모로 돌아왔다. 여전히 까불기 좋아하는 귀여운 김동현이지만, 아버지를 생각하는 속깊은 마음부터 음악인의 소신까지 눈에 띄게 성숙해진 부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잘 자라준 그의 모습에 안방 시청자 또한 묘한 뭉클함을 느꼈다.
15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는 MC그리, 신동우, 이수민, 샤넌, 다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힙합, 진행, 가요,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으로 활동 중인 청춘들은 첫 등장부터 상큼한 느낌을 자아냈다.
그 가운데 진행자 김구라의 친아들 MC그리의 출연은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구라는 방송초반부터 아들과 친분을 과시하고자 노력했지만, 아버지의 너스레가 민망한 듯 MC그리는 김구라를 거듭 외면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MC그리의 곡이야기도 오갔다. 그는 자신의 앨범에 수록된 '열아홉'과 관련해 부모님의 이혼에 관련해 솔직한 마음을 담은 곡이라고 말해 김구라를 당황하게 했다.
아버지 김구라의 이혼을 가사로 쓴 이유에 대해서는 "어린시절 상처로 남았다"고 말했다. 아들의 말에 김구라는 아들에게 독설하던 초반과 달리 미안한 듯 깊은 한숨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MC그리는 "아버지가 이혼할 때 집 앞에도 기자가 찾아와 나한테 빵을 건넸다. 빵을 먹고 인터뷰를 해달라는 의미였다. 그게 굉장히 상처가 된거 같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그걸 랩으로 표현하고 싶어졌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이후 김구라와 MC 그리는 함께 '열아홉'을 부르며 웃음을 자아냈다.
사랑꾼 면모도 보였다. 여자친구와 177째 사귀는 중이라는 MC 그리는 공개연애를 하는 이유에 대해 "이건 개인적인 소신이다. 비밀연애를 할 경우엔 여자친구가 굉장히 속상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혼한 아버지의 경우에도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머니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어느새 몸도 마음도 훌쩍 큰 아들의 성숙한 모습에 놀란 김구라는 "우리 아들 정말 다 컸다"며 대견해 했고 이후 "그럼 나중에 네 여자친구랑 같이 더블데이트도 하자"며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윤종신은 "우리 '라디오 스타'가 정말 열린 방송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주어진 것을 당연히 여기지 않고 감사하게 받을 줄 아는 고운 성심과 어려운 상황 또한 낙천적으로 극복하는 MC그리의 잘 자란 모습이 흐뭇하다. 그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sjy0401@osen.co.kr
[사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