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대세 김구라와 MC그리 부자(父子)가 집이 아닌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아버지와 아들은 집에서 말싸움을 하듯 재치 있게 입담을 늘어놓으며 웃음을 안겼다.
‘독설가’ 김구라는 역시 아들에게도 돌직구를 날리며 거침이 없었는데, MC그리 역시 스웨그에 빠진 래퍼의 저돌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개그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MC그리는 지난 15일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 출연해 김구라를 만났다. 이날 방송분은 ‘나이? 그것이 뭣이 중헌디’ 특집으로 진행돼 10대 스타 신동우 이수민 샤넌 다영이 출연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방송에서 만났기에 마치 부자 예능 ‘붕어빵’처럼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남자는 냉정한 방송인이었다. 특히 김구라는 ‘기-승-전-김구라’로 점철되며 자신의 자랑을 하는 타임을 잊지 않았다.
이날 김구라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보니하니’ 신동우와 이수민의 진행방식을 선보이길 원했다. 오글거리는 멘트와 동작을 거부하는 MC그리에게 “너 그러면 안 돼. 가사를 쓰는 사람이”라며 혼을 냈다.
이에 MC그리는 지지 않고 “리모콘으로 조정해서 (아빠가)말을 못하게 하고 싶다”고 대응했다. 두 사람은 직설적인 멘트로 보는 이들의 재미를 유발했다.
김구라는 또 고3 아들이 학교공부에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MC그리는 시험 당일에도 무슨 과목을 치르는지 몰랐다고. 김구라는 아들이 민망할 정도로 구박했고, MC와 게스트들의 얼굴에 웃음을 한가득 띠게 만들었다.
김구라와 MC그리의 ‘라스’ 콜라보는 성공적이었다. 개그맨이자 방송인으로 알려져 있는 김구라이지만 원래 그는 아버지였다. 아들을 ‘디스’하면서도 생각하는 마음이 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이날 방송분은 7.3%(닐슨코리아 제공)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