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가지 머리 꼬마→열아홉 래퍼'
바가지 머리를 하고 아빠와 함께 '최고예요'를 외치던 꼬마,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이 랩을 한다고 했을 때 그의 진심을 무시하는 이들이 있었다.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은 철부지 꼬마의 치기어린 허세로 보는 삐딱한 시선이 많았다.
그랬던 그가 당당히 '힙합 명가' 브랜뉴뮤직에 들어갔고 19살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솔로곡까지 냈다. 이젠 '김구라의 아들'이 아닌 '래퍼 MC그리'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성장을 지켜 본 팬들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대견하고 흐뭇한 요즘이다. '열아홉'으로 음원 차트 1위를 찍은 건 물론 래퍼로서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가득 품은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올바르게 성장한 점이 고맙다. 지난해 8월 김구라는 직접 쓴 보도자료를 통해 18년간 결혼 생활을 끝냈다고 알렸다. 부모의 이혼을 바라볼 수 밖에 없던 김동현이지만 긍정 파워로 이겨냈다.
물론 상처는 컸다. 15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MC그리는 "당시 집앞에 기자가 찾아와서 내게 빵을 건넸다. 빵을 먹고 인터뷰를 해 달라는 거였는데 상처가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런 아들을 김구라는 물끄러미 바라봤다. MC로서 아들에게도 독한 질문을 퍼붓던 그였지만 미안한 마음에 깊은 한숨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빠의 진심을 MC그리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MC그리는 진정 뮤지션이었다. 당시의 아픔마저 '열아홉' 가사에 녹여내며 담담하게 음악의 길을 걸었고 어느덧 성장해 아버지의 아픔을 이해하는 아들이 됐다.
여러모로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만든 방송이었다. 많은 이들이 MC그리의 열아홉 인생을 응원하고 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