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혜빈에게 2016년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해로 기억될 듯하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은 넘다들며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것. tvN ‘또 오해영’에서는 예쁜 오해영으로 분해 여성들의 워너비에 등극했다면, 영화 ‘우리 연애의 이력’에서는 화끈한 센언니 우연이로 분했다.
전혜빈은 16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CGV 왕십리에서 첫 선을 보인 ‘우리 연애의 이력’(감독 조성은)을 통해 그녀만의 현실적인 연애담을 풀어냈다. 현실적인 사랑이란 말은 곧 달달하지만은 않다는 것. 사랑 때문에 초라해지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이번엔 전혜빈표 현실 로맨스다.
그녀가 연기한 우연이는 재기를 꿈꾸는 여배우. 일에도 실패했지만 사랑에도 실패한다. 과거 함께 작업하던 영화 조연출 오선재와 결혼했지만 이내 갈라선다.
그러나 독특한 관계를 이어간다. 자전적인 스토리를 담은 영화 시나리오를 함께 써내려가면서 만남을 갖는 것. 사람들은 이들을 보며 ‘충무로 쿨커플’이라거나 ‘할리우드 같다’ 등의 말을 하지만, 사실은 쿨하기보다 솔직하지 못했다.
마음을 드러내지 못했던 것은 연이의 과거와 관련이 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도 위기가 찾아오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과연 연이는 상처를 극복하고 자신을 먼저 사랑할 수 있을까.
조성은 감독이 말했듯 전혜빈은 예쁘고 또 단단함이 있는 배우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한 연이는 과거의 상처로 인해서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줄 모르게 된 마음 아픈 캐릭터. 솔직하지 못했고, 과거 상처가 있다는 점은 ‘또 오해영’의 예쁜 오해영과 닮은 부분이 있지만 표현법은 정반대라 더욱 놀랍다.
해영이 감추는 편이었다면, 연이는 때론 지르며, 때론 망가지며 표출한다. 특히 자신에게 막말하는 후배를 향한 응징(?)은 속이 다 시원하게 한다. 그 예쁜 얼굴로 거친 말도 한다.
이런 신선함만으로도 전혜빈의 도전은 이미 성공했다하겠다. 스크린에 잡히는 자신의 모습을 신경 쓰기보다는 캐릭터를 오롯이 전달하고자했던 열정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 오히려 더욱 예뻤다. / besodam@osen.co.kr
[사진] '우리 연애의 이력'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