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청순 여신 손예진이 ‘미’친 입담을 뽐냈다. 나긋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똑부러진 모습에 천하의 손석희 앵커마저 당황할 정도였다.
손예진은 지난 16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게스트로 출연해 영화 ‘비밀은 없다’ 소개와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청순한 미모는 여전했지만, 입담만큼은 16년차 연예인답게 노련했다.
현재 손예진은 영화 ‘비밀은 없다’의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태. 배우로 데뷔 이후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였지만, 이번 작품은 미스터리 스릴러에 약간의 정치 이야기까지 더해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특히 어둡기만 할 것 같다는 일각의 의견에 손예진은 “극중 남자 주인공 캐릭터의 직업이 그런 것일 뿐 이야기가 남성적이거나 정치가 중요한 테마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데뷔 10년이 넘어가는, 그것도 쉬지 않고 다작을 해온 배우라면 누구나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다. 손예진 역시 인터뷰를 통해 연기적으로 매너리즘에 빠져있다고 밝혔던 바. 이에 대해 손예진은 “배우라면 누구나 그런 시기가 있을 것”이라며 “항상 새로운 역할을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만 어쩔 수 없지 자기 복제를 계속 하는 경우가 있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손예진의 스테레오 타입이라고 하면 바로 ‘청순의 대명사’. 과거 ‘여름향기’, ‘클래식’, ‘연애시대’ 등의 작품들 속 손예진은 여전히 ‘청순’을 대표하는 이미지이며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나름의 고충도 있었을 것.
그는 그 당시 여배우들이 할 수 있었던 캐릭터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하며 최근 다양한 장르나 캐릭터에 욕심을 내는 이유를 먼저 밝혔다. 이어 “예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이제 다시 청순으로 돌아갈 때인 것 같다”라고 재치 있게 덧붙이며 특유의 눈웃음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손예진은 언젠가 절친 공효진과 함께 ‘델마와 루이스’ 같은 여성 위주의 영화를 찍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남성 위주의 영화계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여성 혐오 혹은 남성 혐오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우면서도 소신 있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그저 예쁜 스타인 줄로만 알았던 손예진은 어느 새 경력과 나이에 맞는 우아함과 연륜, 그리고 스스로 깨우친 소신을 가지고 있는 연예인으로 성장해있었다. 앞으로도 계속될 이 배우의 소신 있는 행보가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뉴스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