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그의 목소리를 모른 척했다. 덕분에 20주 동안 안방에서 그의 노래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MBC '복면가왕'에서 9연승이라는 신화를 쓴 국카스텐 하현우의 이야기다.
정통 록밴드의 보컬인 그이지만 소화할 수 있는 음악적 스펙트럼은 태평양 급이다. 트로트부터 아이돌 케이팝까지 그가 부르지 못하는 노래는 없는 듯하다. 그래서 음악 경연 예능이 그를 애정하는 것일지도.
'복면가왕' 이전에는 '나는 가수다2'까지 접수했던 그다.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곡은 '한잔의 추억'을 시작으로 '해야'까지 총 17곡이다. '복면가왕'에선 '토요일은 밤이 좋아'부터 지난 12일 앙코르 공연 때 부른 신곡 '펄스'까지 13곡을 소화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하현우가 탄생시킨 '역대급' 무대 베스트 5다.
◆ 첫 출연에 1위까지…한잔의 추억
하현우는 지난 2012년 6월 3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2'에 처음 출연했다. 이때 그가 부른 건 이장희의 '한잔의 추억'. 폭발적인 그의 성량과 카리스마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열광했고 그에게 1위를 안겼다. 첫 출연과 동시에 쟁쟁한 선배 가수들을 제친 국카스텐은 곧바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아이돌 노래도 가능해요…나혼자
하현우는 걸그룹 노래도 자신의 것으로 오롯이 소화했다. 그의 선택은 씨스타의 '나혼자'. 섹시 퍼포먼스가 포인트인 이 곡을 하현우는 시원시원한 목소리와 강렬한 샤우팅으로 재해석했다. 하현우가 부르니 아이돌 노래도 다르게 들린다는 시청자들의 감상평이 당시 줄을 이었다.
◆음원 차트서 롱런 중…돈 크라이
'복면가왕'에서 '우리동네 음악대장'의 가면을 쓴 채 무대에 오른 하현우는 매번 레전드 열창을 완성했다. 방송이 끝난 후에는 음원으로도 공개됐는데 지난 3월 13일에 발표된 하현우의 '돈 크라이'는 세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음원 차트에서 롱런하고 있다. 방송 직후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었던 기운이 아직도 남아 있는 셈이다.
◆서태지도 인정했다…하여가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노래들을 들고 무대에 서곤 했던 하현우다. 지난 4월 10일 방송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하여가'를 불렀는데 원곡자인 서태지마저 감탄하게 만든 무대가 탄생했다. 서태지의 공식 페이스북에 "방송으로도 록 음악만의 진한 에너지를 느낄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좋은 리메이크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어려운 음악까지 OK…매일매일 기다려
하현우는 티삼스의 '매일매일 기다려'를 선곡해 8연승에 성공했다. 파워 넘치는 고음은 그가 왜 가왕인지 확실히 알려줬다. 그의 무대를 본 유영석은 "정말 좋은 음악이지만 어려워서 다른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못한다. 그런데 불러줘서 정말 고맙다"며 폭풍 칭찬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나는 가수다', '복면가왕'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