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보감’ 김새론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저주가 발현돼도, 백년나무에 소원을 빈 사람들이 죽어나가도 그저 한 자리에서 그 어떤 것도 하지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그런 캐릭터였지만 드디어 변화하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마녀보감’(극본 양혁문 노선재, 연출 조현탁 심나연) 11회분에서는 연희(김새론 분)와 홍주(염정아 분) 간에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용이 그려졌다.
연희는 그간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캐릭터였다. 저주가 발현되면 발현되는 대로 괴로워해야 했고 인간결계 허준(윤시윤 분)이 옆에 있어주면 발현됐던 저주가 없어지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이날 방송 중반까지만 해도 연희는 그동안 봐왔던 피동적인 모습이었다. 붉은 도포에게 잡혀가 그저 소리 지르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홍주의 성수청에서는 자신의 주술도 소용없었다. 허준과 풍연(곽시양 분)이 나서서 성수청을 찾아가 연희를 구해냈다.
백발이 됐던 연희는 허준의 손을 잡고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허준의 품에 안겨 도망쳤다. 허준 뿐 아니라 온통 주변에서는 연희를 보호하려고 애썼다. 풍연도 그렇고 최현서(이성재 분)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극 중반부터 스토리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최현서부터 대비 심씨(장희진 분)까지 서리에게 저주를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대비 심씨는 연희에게 자신이 친모라고 했고 최현서는 연희에게 공주마마라고 불렀다. 연희는 크게 혼란스러워했다. 연희는 허준에게 “내가 저주 받아서 나를 버렸다고 했다. 내가 왜 그 자를 상대해야 하냐. 난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에 허준은 “흑림에서 만났던 너도, 청빙사에서 다시 만났던 너도, 지금 내 앞에 있는 너도 나한테는 다 똑같은 연희다. 네가 저주를 받았건 공주건 머리가 희건 검건, 넌 그냥 나한테 연희다”며 위로와 함께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허준을 향한 연희의 마음에도 변화는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허준과 연희, 두 사람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붉은 도포인 솔개(문가영 분)가 풍연과 함께 갔던 서리의 청빙사 가는 길을 기억하고는 홍주를 데리고 간 것. 홍주는 서리를 보며 “이 자도 너 때문에 죽는 거다”며 허준을 칼로 찔렀다. 결국 허준의 결계는 깨졌고 허준은 그대로 쓰러져 눈을 감았다. 이에 연희의 저주가 발현됐다.
연희는 쓰러진 허준을 보고 크게 분노했다. 그리고는 홍주의 수하들을 쓰러뜨렸고 홍주를 공중에 띄우고는 “죽어, 죽어버려”라며 홍주의 목덜미를 잡고 놓지 않았다. 드디어 연희가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분노에 사로잡혀 흑화한 연희. 홍주에 맞서 싸워 저주를 푸는 사이다 전개를 기대해본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마녀보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