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국주와 정주리의 진솔한 대화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심금을 울렸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고민들, 결혼 후 상황이 달라지는 친구들 사이의 대화들이 너무나 현실적이라 코끝이 찡해져 온다.
이국주는 지난 1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결혼한지 1년 된 친구인 정주리를 집에 초대했다. 정주리는 최근 아들 도윤을 낳고 육아에 전념하고 있는데, 이국주는 도윤이의 200일 파티와 함께 정주리에게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국주는 정주리가 하루라도 편히 쉴 수 있게 하려려 기저귀를 갈고 이유식을 만들었다. 육아를 하면서 마음 편히 식사를 해본 적이 없다고 하는 정주리를 위해 전복 삼계탕을 내온 이국주는 도윤을 업고 재우며 살뜰하게 친구를 챙겼다.
그런 가운데 두 사람은 그 어느 때보다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정주리가 결혼하기 전에는 늘 함께 일 얘기를 많이 했다는 두 사람이었다. 하지만 정주리가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난 뒤에는 대화 내용이 달라지다 보니 연락도 자주 못하게 됐다고.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부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일 욕심에 제대로 놀아본 적이 없다는 이국주는 "목에 이상이 오니까 스트레스가 많아졌다. 내일도 일해야 하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안 나올까봐 슬퍼진다"며 "그러다 보면 '내가 일을 왜 열심히 하지?' 싶다. 행복하려고 일하는 건데 억울하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일 얘기를 할 수 있는 친구도 없고 해서 혼자 이겨낼 수밖에 없었다고. 이국주는 "일은 감사해하면서 하고 있는데 내 몸이 안 따라줘서 힘들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반면 결혼과 육아로 공백기가 생긴 정주리는 "애 키우면서 내가 했던 일이 줄어드니까. 너 잘하고 있는 거 보면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나도 생각이 많아졌다"며 육아의 행복을 느끼면서도 일적으로는 공허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는 비단 이국주와 정주리만의 고민이 아니었다. 워커홀릭 상태인 직장인과 결혼 후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주부들이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고민이고 외로움이었다. 각자의 상황 때문에 대화의 주제가 달라지고, 그래서 연락이 뜸해질 수밖에 없고 점점 더 외로워진다는 이국주의 솔직한 고백은 공감 그 자체였다. /parkjy@osen.co.kr
[사진] '나혼자산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