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극명하게 차이나는 표정 변화는 없을 듯하다. 보이그룹을 대하는 태도와 걸그룹을 보는 눈빛에는 너무나도 큰 갭이 있었다. '어서옵쇼' 이서진의 호불호는 명확했다.
17일 방송된 KBS 2TV '어서옵쇼'에서 첫 번째 재능 상품으로 지코가 등장했다. 두 팔 벌려 반기는 김종국-노홍철과 달리 이서진은 '뚱'한 표정이었다. 사실 그는 지코가 누구인지,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전혀 모르는 '아재'였다.
아이돌과 힙합 아티스트의 경계를 넘나들며 '핫'한 뮤지션으로 손꼽히는 지코로서는 '굴욕'적인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이서진은 당당했다. 지코가 '말해 yes or no' 음원을 들려주자 그는 자신 있게 "'개그콘서트' 노래"라고 답했다.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가 이서진에겐 낯설었다. 랩 가사를 쓰며 작사에는 발군의 실력을 보였지만 직접 퍼포먼스를 보여 달라고 하자 세차게 손사래를 쳤다. 결국 지코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이서진 만큼은 파트너로 피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런 이서진이지만 또 다른 재능 상품인 씨스타와 문세윤에겐 인기만점이었다. 두 팀 모두 최종 파트너 선택에서 이서진을 골랐다. 이서진이 200% 사심으로 씨스타를 고른 까닭에 문세윤은 김종국과 짝을 이루게 됐지만.
어쩌면 결과는 당연했다. 마지막 재능 상품인 씨스타를 보자마자 이서진의 얼굴에는 보조개 미소가 만발했다. 앞서 지코와 문세윤을 마주했을 때와 전혀 다른 표정이었다. 피로 누적은 온데간데없이 '적극 서진'이 강림했다.
씨스타는 이서진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이들이 내세운 재능은 '여름 대비 핫 보디 운동법'. 효린은 허벅지 관리법을 가르쳐 준다며 이서진을 운동하도록 이끌었다. 보라 역시 발레 동작을 가르쳐주며 이서진을 함박웃음 짓게 했다.
지코와 씨스타를 대하는 이서진의 눈빛과 표정, 말투와 행동은 확실히 달랐다. 마음을 숨길 수 없는 '물음표'와 '하트'가 그에게서 오롯이 느껴졌다. 이게 이날 방송의 시청 포인트였다. /comet568@osen.co.kr
[사진] '어서옵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