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예능 클래스를 또 이렇게 확인한다. 미국 촬영이 세 번이나 연기되면서 급하게 대체 특집을 마련한 바. ‘무한도전’의 초창기 모습이 보이는 원초적인 웃음에 시청자들은 또 배꼽을 잡았다. 미리 떠난 바캉스 특집도 히트다, 히트.
지난 1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미국 촬영이 연기된 것을 알리는 오프닝으로 시작했다.
잭 블랙의 일정으로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멤버들은 연달아 촬영이 연기되면서 다소 실망감을 드러냈다. 제작진도 난감한 지경. 갑자기 촬영 분량을 뽑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한껏 안고 머리를 모아 미리 떠나는 바캉스 특집을 급하게 준비하게 됐다.
통역을 위해 앞서도 활약했던 샘 오취리와 샘 해밍턴도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한강 공원에 모여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신 멤버들과 함께 즉흥 바캉스에 동참하게 됐다. 이들로서는 이번 대체 특집을 통해 ‘무한도전’의 진짜를 보게 된 계기가 됐을 터다.
모든 것은 즉흥적으로 이뤄졌다. 고기리 계곡부터 여름에 선보이려고 아껴놨던 워터파크 특집까지 마치 로드무비 같은 예능을 선보인 것. 지금까지 11년 동안 ‘무한도전’을 해오면서 쌓은 국민예능 클래스는 어디 가는 것이 아닌 듯 멤버들도 제작진들도 아이템을 속속 꺼내들었다. 특히 유재석은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이템 리스트에서 서울근교 4대 계곡 특집을 하자고 제안하는 준비성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계곡에서부터 시작된 내기가 이날의 주 아이템이 됐다. 카메라 철수를 걸고 제작진과 멤버들의 한 판 대결이 펼쳐진 것. 워터파크에서는 놀이기구에서 냉면 먹기, 비명을 지르지 않고 놀이기구를 타기 등을 걸고 내기했다. 냉면 먹기는 앞서 선보였던 롤러코스터에서 짜장면 먹기를 떠올리게 했다. 이는 미국 특집에서도 새롭게 선보이려고 했던 아이템이라 더욱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무한도전’에서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선보였던 대체 특집들이 더욱 흥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실내로 옮겨 선보였던 추억의 동거동락 특집이 바로 그 예시다.
주말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무계획으로 방송 분량을 이끌어나가기란 부담감이 상당할 터. 게다가 이런 비상사태에 원래 능력이 발산되는 법이다. 그래서 더욱 무계획 바캉스 특집이 준 웃음이 소중했고 놀라움을 준다. 이번에도 역시 대체 특집은 히트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캡처.